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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리포트>수도권 교통대란이 가져올 도심 집값 불안

기사입력 2008-07-09 09:51





이달 들어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구간(한남~오산)은 연일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버스전용차로제가 평일까지 확대되어 오전 6시부터 저녁 10시까기 적용되자 속도감이 나는 버스와 달리 승용차, 화물차는 서로 밀리고 엉기면서 지독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 진입정체는 강북으로 한남대교, 심지어 단국대앞까지 2㎞ 이상, 강남으로는 강남대로의 극심한 체증을 불러 서울 교통 마비현상까지 낳고 있을 정도다.

분당을 비롯해 용인, 수원, 동탄, 오산, 평택, 안성 등 수도권 남부권에서 출퇴근하는 수만명의 승용차 출퇴근자는 당장이라도 전용차로를 달리는 버스로 바꾸고 싶지만 아침시간에 한 시간 먼저 부지런을 떠는 것은 엄청난 부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승용차로 40~50분이면 출근이 가능하지만 버스를 타면 80~100분대로 늘어나기 때문. 승용차 출퇴근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구나 서울에 근무지를 둔 수도권 거주자의 교통비 부담은 하루 2000~8000원(혼잡통행료 포함) 정도로 만만치 않다. 고유가로 버스요금이 재차 들먹거릴 게 뻔하기 때문에 이 같은 교통비는 머지않아 크게 뛸 게 분명하다.

현장감 없는 정부의 고유가 대책이 향후 나비효과를 불러올 게 뻔하다. 평일 버스전용차로 확대 시행이 서울 도심 집중이라는 엄청난 부작용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얘기이다.

더구나 수도권과 서울을 연결하는 고속교통망은 당초 계획과 달리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파주 교하신도시에서 서울 상암을 연결하는 제2자유로는 당초 2009년 말에서 2010년, 용인~서울 양재를 잇는 자동차 전용도로는 당초 2007년에서 2009년 6월, 신분당선 강남~분당전철 역시 2009년 말에서 2010년 말, 분당선 연장 2008년에서 2015년, 중앙선 복선전철이 2007년에서 2010년으로 완공이 각각 늦춰진 상태다. 고속도로와 국철, 국지도, 전철선 주변에 포도송이처럼 매달린 10여개의 신도시와 택지지구의 아파트 준공과 달리 서울 도심과의 거리는 시간적으로 자꾸만 멀어져 도심 U턴 수요를 자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치 않아도 도심 재집중이나 U턴은 후기산업화 사회에서 파생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이미 일본 등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이 향후 고령화나 인구감소 등을 감안하면 외곽은 실버, 도심은 경제활동인구 집중이 두드러진다. 특히 장기 경제 침체는 도심권으로 사람을 불러 들이는 흡인력을 가진다. 일본의 도쿄가 지난 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면서 외곽에서 도심권으로 경제활동인구가 대이동, 집값이 재차 상승한 사실이 이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새 정부가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도심 부동산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용산 등 뉴타운 대상 지역이나 강북의 낡은 단독, 다세대, 다가구, 빌라가 계산이 되지 않을 정도로 올라버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U턴수요에 대비한 선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도심 U턴수요 증가에 대비한 서울권의 주택 공급은 여전히 취약하다. 연 공급 규모가 3만~4만가구 선으로 떨어져 연 8만~10만가구의 유효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급을 확대하려는 서울시의 고밀도 역세권 개발, 준공업지역 해제 등의 몸부림(?)이 지속되고 있으나 공급확대 효과를 가져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3차 오일쇼크라는 경제쇼크가 당장 유효수요를 감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79년의 제2차 오일쇼크 상황을 돌이켜 보면 85년까지 주택경기 부양책을 5번이나 썼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88년 올림픽 이후 유동성과 맞물려 주택유효수요가 폭발했고 이로 인한 집값이 폭등, 분당 등 5개 신도시를 급조할 수밖에 없었던 교훈을 되짚어 볼 때이다.

수도권 교통대란, 경제 불황, 재개발ㆍ재건축 활성화 시책 등 3박자가 불러올 도심권 재집중과 이로 인한 도심부동산 가격불안이 재차 또 한번의 국민적 홍역이 되지 않도록 미래지향적 정책을 기대해 본다.

장용동 부동산 전문기자(ch100@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