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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부지 ‘백조’ 됐네

도심 미운오리새끼서 랜드마크 주거단지로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

서울과 수도권의 공장 부지가 새로운 주택단지로 잇따라 탈바꿈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영등포구, 금천구, 구로구 등 서남 지역과 광진구, 성동구 등 과거 대표적인 공장 밀집지대가 속속 주택단지나 복합상업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영등포구 당산동 옛 대한통운 물류창고 부지는 8월말 아파트 단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반도건설은 108~251㎡(32~76평) 규모의 중대형 아파트 ‘반도유보라 팰리스’ 29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반도유보라 팰리스’가 들어서는 부지는 영등포역 일대 복합타운 개발과 영등포 뉴타운, 당산동 재개발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환승역인 당산역이 가까운데다 조만간 9호선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뜨겁다.

구로구 신도림동 옛 기아자동차 출하장 부지와 한국타이어 공장 용지에 각각 들어서는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대우 미래사랑시티’는 최근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또 신도림동 대성연탄 공장 부지에 들어서는 복합단지 ‘디큐브씨티’의 524가구는 분양을 완료한 상태다. 대성 ‘디큐브씨티’는 1순위에서 최고 71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공장 부지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된 대표적인 사례는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 e-편한세상’ 단지가 꼽힌다. 1990년대 중반 개발 당시 주변에 공장시설이 여전히 밀집해 주변 환경이 쾌적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손색 없는 주거 단지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는 평가다. 2004년 도봉구 창동 삼풍제지 부지에 들어선 ‘북한산 아이파크’도 공장터 이미지를 털어내고 이 일대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과 오산 등 수도권에서도 공장 부지를 주거지로 활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오산시 양산동 옛 미원모방 공장 부지는 조만간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모한다. 대림산업은 오는 28일부터 ‘세마 e-편한세상’ 아파트 1646가구를 분양한다. 3.3㎡당 분양가는 800만~900만원선이다.

인천 부평구 부개동 KT 지사 부지에 건립중인 푸르지오는 지난 6월 분양을 마쳤으며, 남구 학익동에 위치한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도 인천시 도시개발계획 발표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화약공장 부지였던 남동구 고잔동은 한화건설이 분양한 ‘꿈에그린 에코메트로’ 1, 2차가 잇달아 분양을 완료했다.

이처럼 공장 부지가 주택단지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서울과 인천 등 대도시에서 공장 부지를 제외하고 가용 택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택지 개발업체의 입장에서 보자면 공장 부지가 대체로 도심과 가까워 사업성이 높고 기반시설 설치 부담도 크지 않아 선호되고 있다.

또 대부분 공장 부지 면적이 넓은 편이라 대단위 복합단지 개발이 가능해 지역의 랜드마크 건물을 세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여기에 정부가 서울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준공업지역 개발 계획 의사를 내비치면서 공장 부지의 주거지 변신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광진구 광장동 화이자 본사 및 공장 부지는 최근 입찰에 100여개의 업체가 참여해 인기를 실감했다. 이밖에 금천구 시흥동 대한전선 공장 부지, 구로구 오류동 동국제강 부지도 복합단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공장 부지에 주상복합단지, 호텔, 쇼핑몰을 준비하고 있다.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