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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으로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런데 이러한 통념을 뒤집는 KDI 연구결과가 곧 발표된다.

인구는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지만 나홀로 가정이 늘면서 주택수요 단위가 되는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게 주내용이다.

KDI 관계자는 "갈수록 결혼을 기피하는 사람이 늘면서 독신가정과 이혼가정이 늘고, 노부부가 자식들과 함께 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인구는 감소하지만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구 수 증가에 따라 주택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로 아파트 가격 하락이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지난 통계로도 증명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1,439만가구에서 2005년 말 1,598만가구로 11.1%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에 총인구는 4,590만명에서 4,820만명으로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구 수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을 두 배나 상회한 것이다.

이 같은 가구 수 증가는 1인 가구 급증 때문이었다.
2000년 222만가구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05년 317만가구로 42.5%나 증가했다.
5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가구 수가 늘면 저마다 살 집이 필요해 주택 수요는 늘게 된다.
한 주택시장 전문가는 "인구 증가율이 0.5% 밑으로 처지면 주택수요 감소가 유발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연 2~3%에 달하는 가구 수 증가율이 이를 벌충하고도 남는 수준에 이르고 있어 주택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DI 관계자도 "1인당 가구 수 증가와 가구 구성원 수 감소는 주택소비를 늘린다"고 지적했다.

가구 수 증가는 강남권이 더 가파르다.

1988년 강남구에서 분구한 서초구는 1988년 41만4779명이었던 인구가 지난해 말 40만6875명으로 7904명 감소했다.
하지만 가구 수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10만5047가구에서 15만2245가구로 무려 45%나 늘었다.

88년 당시 하루 12명이었던 신생아 출생이 9.6명으로 20%가량 줄어든 반면 이혼이 하루 0.4명에서 2.7명으로 늘어나는 등 독신가정이 증가했고 교육 수요에 따른 전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전문가는 "수도권 주택보급률이 낮은 상황에서 강남권 가구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투자수요와 맞물려 주택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독신가정이 늘어도 중대형 평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견조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신가정이 늘면서 주택 선호도가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옮겨갈 것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지만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보다 큰 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DI 관계자는 "1인 혹은 2인만 살더라도 보다 좋은 집에 대한 선호도는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는 새 아파트 고급화와 건설사 이미지 광고가 한몫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