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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05-06-05 17:24:55]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각종 호재를 등에 업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 4개구 중 가장 높았다. 대규모 잠실 재건축단지의 성공적인 사업추진, 문정동 법조타운 조성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앞으로 송파구가 강남구를 대체할 서울의 대표적인 주거·상업지구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건축이 상승세 주도=5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송파구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는 2.51% 올라 서초구(1.86%), 강남구(0.92%), 강동구(0.28%) 등 강남권 다른 곳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송파구의 아파트값 상승의 진원지는 잠실 재건축단지다. 잠실 주공 3·4단지는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고, 주공2단지는 지난달 분양에 들어갔다. 주공1단지는 이번달 5차 동시분양에는 빠졌지만 기존 아파트 철거만 마무리되면 다음달 착공과 동시에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장미아파트, 가락시영, 한라시영 등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이들 단지의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송파구는 거주인구만 약 70만명에 달하는 새로운 주거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가구수를 살펴보면 ▲잠실 주공1단지 5,678가구 ▲＂ 2단지 5,563가구 ▲＂ 3단지 3,690가구 ▲＂ 4단지 2,678가구 ▲＂ 5단지 3,930가구 ▲가락시영1차 3,600가구 ▲＂ 2차 3,000가구 ▲잠실시영 6,864가구 ▲한라시영 900가구 ▲장미1차 2,100가구 ▲＂ 2차 1,302가구 ▲＂ 3차 120가구 등 총 가구수가 3만9천4백25가구에 이른다.

특히 잠실 주공5단지는 상업지구 지정설이 돌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이 아파트 35평은 현재 9억7천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3월말(8억4천만원)보다 1억3천만원 올랐다. 일반 주거지역을 상업지구로 바꾸면 용적률이 최대 600%까지 높아진다.

용적률을 높여 재건축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대신 상습 정체구간인 잠실역 4거리 일대의 도로를 넓힐 수 있는 땅을 확보한다는 것이 상업지구 지정설이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근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송파구는 ‘검토중’, 서울시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미 주공5단지 아파트값에 상업지구 지정설이 반영돼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상업단지 형성=잠실역 4거리 일대는 향후 주거와 상업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이미 112층이 넘는 제2 롯데월드의 부지가 기존 롯데월드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 군사시설 고도제한에 묶여 있지만 성남 서울공항 이전설이 나올 때마다 제2 롯데월드 건립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 기존 롯데월드 좌측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인 46층짜리 갤러리아팰리스가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했다.

맞은편에는 37층짜리 롯데캐슬골드, 39층짜리 ‘the #' 잠실 등이 각각 올 12월, 내년 9월 입주를 목표로 세워지고 있다.

잠실공인 김성수 사장은 “현재 잠실역 일대는 재건축단지들이 현대식 고층아파트로 바뀌고 있고, 상업지구에는 대형 오피스빌딩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며 “강남권 최대 상권 중 하나인 신천역 일대와 함께 잠실 개발의 양대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타운도 가세=지난달 17일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 조성계획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2010년쯤 지하철 문정역~장지역 중간지점에 위치한 9,000여평의 대지에 동부지방법원, 동부지검이 들어서게 된다.

또 근처 가락시장을 경유하는 지하철 3호선(수서~송파구청) 연장선이 2008년말쯤 완공될 예정이어서 이 일대 교통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근처 훼밀리아파트(4,500여가구), 문정주공을 재건축한 삼성래미안아파트(1,600여가구)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훼밀리아파트 43평의 경우 지난해말 7억1천5백만원에서 현재 9억7천5백만원으로, 올들어 2억6천만원(36%) 올랐다.

워낙 가격이 크게 오르다보니 인근 중개업소들이 관계당국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시세 밝히기를 꺼릴 정도다. 근처 ㅇ중개소 안모 사장은 “송파구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가 최근 법조타운 조성을 계기로 잠실역 일대 재건축단지와의 가격차를 좁혀가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급등하자 집주인들이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매물을 거둬가 실제 거래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신현기기자 no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