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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 가락시장 포화상태… 경기도이전 본격검토


▲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이 포화 상태를 맞아 이전(移轉)논의 활발,


과일을 운송하는 상인 임모(41)씨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 올 때마다 분통을 터트린다. 경북 예천에서 서울까지 오는 시간(4~5시간)보다 가락시장 반입에 드는 시간(3~6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성수기 때는 예천~농수산물 시장 반입에 27시간 걸릴 때도 있다.

개장 17년째를 맞은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이 ‘포화상태’를 맞은 것은 상인들뿐 아니라 서울시도 안다. 현재 이곳의 하루 반입 물량은 8000~1만3000t으로 적정 처리용량(4860t)의 2~3배다. 이 때문에 서울시 농수산물공사는 최근 가락시장 이전(移轉) 문제를 시 의회에 정식 보고했다.

◆ 고질적인 시설 부족·주차난 =가락시장의 연간 처리물량은 244만t으로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그런데 면적은 16만4000평으로 파리 런지스 시장(70만2000평)이나 스페인 마드리드 시장(53만3000평)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17년간 운송 트럭은 대형화했고 출입 차량 숫자도 3배 정도 증가했다. 반면 하역·저장 시설은 겨우 1만3000여평 늘어났다. 이 때문에 제주도 감귤을 실은 25t 대형 트럭들은 직접 가락시장에 들어오지 못해 하남·성남·의왕 등 경기도 3개 지역을 거친 뒤 가락시장으로 와야 한다. 농수산물공사는 “반입·배송에 과다한 시간이 걸려 매년 2600억원의 물류비용이 추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 “경기도로 시장 옮겨야” =시 농수산물공사는 시장 일부 이전 및 재건축, 전면 이전을 놓고 고민하다 전면 이전 방침을 정하고 서울시에 이를 건의하기로 했다.
농수산물공사가 새로운 시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지역은 성남·과천·하남의 개발제한구역. 공사는 “매년 343만t에 이르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62만평 규모의 터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6년간 공사할 경우 5873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시장을 옮길 경우 가락시장의 시설부족·노후화·물류 체계의 비효율성 등의 문제점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린벨트 해제 등이 걸림돌 =그린벨트 해제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한 것이 시장 이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가·상인 등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며 정부와도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구리 농수산물시장 등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짓는 것은 공급 과잉이 될 수 있다”며 “입지상으로도 그린벨트 지역이었던 곳에 들어설 경우 주민 반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허길행 선임연구위원은 “가락시장이 기본적인 기능을 하지 못해 농수산물의 효율적인 유통을 가로막고 있다”며 “공시지가 기준으로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가락시장 매각 대금을 활용하면 시장 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金成炫기자 danpa@chosun.com ) --- 기존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