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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한신에는 제 예전 직장의 윗분이 살고 계시다 보니 갈때도 있는데, 한분은 50평대, 한분은 30평대에 거주하지요. 물론 그 분들은 벌써 10년째 거주중이구요.
그래서 제가 그 곳에 갈때는 삼선교역에서 내려 언덕길을 슬슬 걸어 올라 가는데, 그 거대한 타운(?)에 들어서면 차츰 서울 속에 또다른 도시에 들어 온 듯한 느낌을 줄 정도 단지가 엄청 크다는 느낌입니다(거의 자급자족할 수 있는 그들만의 공간같은).

아랫동네에 사는 분들은 이 아파트 들어서고 나서 좋은 경치 다 뺐겼다고 원성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저도 첨에 적응이 잘 안되었는데, 몇번 방문하면서는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마침 여기서 살아보고 싶은... 그래서 여러 궁금한 점 물어 보기도 하기도 하고, 제가 혼자 느끼는 점도 있고요.

그 분들 고민은 역시 집값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 나름의 불만이더군요. 그렇다고 당장 팔고 이사갈 생각도 없더라구요.
왜냐하면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다른 환경은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특히 그분들은 조망권과 공기, 교통편의 등 뭐 아쉬운게 없다고 얘기하더군요. 제가 봐도 다른 건물에 방해를 받지않는 앞쪽에 배치된 동이나 아님 10 여층(아마 계단식 위치라서서)이상 고층부 베란다에서 바라다 보는 서울전경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이 아파트 최상층에서는 하늘 맑은 날에는 인천앞바다까지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을 정도니까요. 그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조망권을 갖고 있는 아파트임은 틀림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중대형평이 대다수라 사는 사람들의 수준도 평균이상이라 분위기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뭐 주변에 대학이 많아 교수들이 매우 많이 산다고 하던데 저와는 별 상관없는 사람들이구요. 하지만 제가 느낀 못마땅한 점은 다른 것들 입니다. 우선 아파트간에 동선구조가 좀 어렵습니다. 동간 단절된 느낌같은거(애초에 그렇게 지었으니 어쩔 수 없겠죠)... 그리고 또 가장 결정적으로 단지내 도로구조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아파트 단지내가 인도는 거의 없고 차도만 보이니... 결국 차도 위주다 보니까 나무길도 거의 없고, 차들은 제각각 아스팔트 위에 주차하니 분위기가 안조아 보이더군요. 그러니 결국 아파트주민들이 한가롭게 산책할 만한 아늑한 쾌적함은 별루고, 삭막한 도심을 아파트 단지내에서 다시 느끼는 듯 한다는 점이죠. 거기다 주차한 차들도 자연환경, 나무살리는데 아무 관심이 없는지, 화단 중심으로 전방/후방주차에 대한 개념이 없는 주차도 많이 보이고...

제가 볼때, 이 아파트는 먼저 거대한 아스팔트를 가능한 많이 걷어낸 다음, 사람위주의 도로구조, 즉 산책길, 그리고 그 거대단지를 순환하는 환상적인 조깅코스로 재설계해서 인도위주의 웰빙 도로구조로 재구축하고, 그 주변에 당연히 나무를 심어 아늑하고 새롭게 차 위주가 아닌 진정 사람위주의 단지 조성을 한다면, 그들이 불만(현재 아파트가격이 저평가되었다는)으로 갖고 있는 아파트가격이 저절로 엄청 올라 갈 수 밖에 없을거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아니, 아파트 단지 내에서 차가 속력낼 일 있습니까? 그저 최저속도로 편안히 지나갈 수 있는 수준의 차도면 됩니다. 차선이 넓어야 할 이유가 거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차선은 되도록 단지내 일방차선으로 변경하고, 저속으로 운행하는 구조로 나가야만 단지의 환경이 우수해지겠지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도보로 편안히 걸을 수 있는 동선구조의 구축만이 이 아파트의 유일한 경쟁력이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현재 새로 짓는 아파트단지들을 보세요. 심한 곳은 지상에 주차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시장의 트랜드를 놓치면, 한신/한진의 경쟁력 저하는 빤히 예측되는거 아닐까요? 요즘처럼 친환경이니 하며 아파트단지 간에도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뭐 아파트 가격이 왜 낮느냐하며 분노하기 보다는 오히려 단지주변의 친환경구축 개념에서 곰곰히 고민해 보는 것이 이 아파트의 경쟁력을 급상승시키는데 훨씬 발전적인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이제 한신/한진도 오직 환경 웰빙트랜드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기본컨셉을 충실하게만 따른다면, 그 우수하다는 조망권과 더불어 단지내 쾌적성까지 합쳐져 그야말로 살기좋고 제값받는 제대로 된 아파트로 거듭 태어날게 확실한데도 말입니다.

제 갠적으로는 길음뉴타운, 월곡뉴타운 모두 강북발전에 도움되겠지만, 입지위치적인 측면에서 돈암 한신/한진아파트가 당연히 훨씬 앞선 포지셔닝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선진국 같은 경우도 고급단지는 대체로 높은 지대에 있는 경우를 많이 보지 않나요? 아무래도 공기도 더 조을거고... 가까운 장래에는 분명 우리나라도 평지에 있는 아파트 보다는 조망권과 좀 더 교통매연에서 벗 어 난 위치에 있는 이런 아파트가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제말이 와이리 길어졌는지요. 저도 모르겠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