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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그럴듯한 나라에서 아파트(주거시설)가 최고

층인 나라는 없다. 미국의 시어스타워, 대만의 타이베이101 등은 오피

스이다. 삼성이 시공권을 확보한 미래의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버즈두바이도 우리식의 주상복합은 아니다. 높이 700m, 층고 160층

이 넘는 이 건물은 1-39층에는 호텔, 40-108층에는 고급아파트, 109

층 이상 상층부에는 사무실 및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초고층을 짓는 것은 초고층이 갖는 랜드마크적

인 상징성 때문이다. 초고층을 짓는데 들어가는 추가적인 공사비용은

상징성이 갖는 마케팅 효과로 충분히 상쇄가 된다.

초고층에 있는 상업시설(오피스, 호텔, 상가)은 상징성으로 인해 엄

청난 광고효과를 거둘수 있다. 굳이 세계 최고층이 아니더라도 디벨

로퍼들이 고층에 집착하는 것은 이런 측면이 크다.

당연히 임대료로 높고 장사가 잘된다. 많은 국가와 정부들이 초고층

건물을 허용하는 것은 해당 건물뿐만 아니라 초고층 건물이 주변 지

역 경제활성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만의 타이베이 101의 정식명

칭이 타이베이국제금융센터인데서도 잘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초고층 건설시장의 이단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초고층건물은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목동의 현

대하이페리온으로 주거용 건물이다. 어디 서울뿐인가 지방도 초고층

건물은 주거시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럴듯한 나라에는 초고층 건물의

최고층은 전망대나 식당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돼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고층은 모두 펜트하우스로 소유자가 독점

한다. (롯데그룹이 초고층 상업 시설건물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공항의 벽에 부딪쳐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


-주거시설의 랜드마크적인 효과란 무엇인가. 냉정하게 따지면 건설업

체가 분양가를 높여 받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또 하나

있다면 초고층에 사는 사람들의 자부심(초고층 건물이라고 해도 입주

자 대부분은 중저층에 살기 때문에 이른바 조망권을 누리는 사람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일 것이다. 상업시설(호텔·오피스·쇼핑몰)이 갖는

지역 기여 경제 효과는 주거시설에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초고층은 그만큼 시공비가 많이 든다. 초고층이기 때문에 내진 설계

에서부터 엘리베이터 , 환기 등 정밀한 시공을 요한다. 더군다나

20~30년이 지나면 재건축도 불가능하다. 911테러에서 보듯이 화재

나 테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초고층이 누구에게나 선호

받는 주거형태도 아니다. 일본의 경우, 부자들의 대부분은 단독주택

을 고집하고 있어 초고층 주상복합은 분양에 애를 먹고 있다. 우리나

라는 초고층에 대한수요가 아직은 있지만 그 수요가 영원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에서 초고층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중의 하나가 넓은 녹지공

간의 확보이다. 옆으로 넓게 짓는 것보다 위로 높게 짓고 남는 부분을

녹지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그럴 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주거용 건물(주상복합)에는 해당되지 않

는다. 일본의 록본기힐스, 인터시티의 경우, 초고층으로 지으면서 넓

은 녹지공간을 확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들 건물은 상업

시설에 무게 중심이 있기 때문에 조경시설의 일반 공개가 가능했다.


반면 우리처럼 주거용 건물은 녹지공간 확보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한국의 대표적인 초고층으로 지어 녹지공간을 대폭 확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를 보자. 일반인들에게 녹지공간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입주자들만의 공간일뿐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분당 아이파크 역시, 넓은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주거시설의 녹지

는 거주인들의 사유공간이기 때문에 공개를 강요할 수도 없다.

-일본 동경의 록본기힐스나 인터시티처럼 애초부터 상업시설 위주로

(물론 주거시설도 많다) 플랜이 짜여지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일반

인을 위한 녹지공간이 확보된다.

상권활성화를 위해 일반인들에게 녹지공간을 공개할 수 밖에 없는 것

이다. 초고층 건물은 입주자들에게는 조망권을 보장하지만 주변지역

에는 흉물일 수 있다. 이때문에 초고층을 지으려면 주변지역 주민들

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있어야 한다. 그명분은 지역경제활성화일 수

도 있고 녹지공간의 제공일수도 있다.


- 지금 당장은 아파트가 수익성이 높은 것 같지만 머지 않은 장래에
오피스 등 상업시설이 오히려 더 높은 수익성 을 보장해줄 것이다. 세
계적인 디벨로퍼들이 아파트가 아닌 상업시설을 초고층으로 짓는 이
유가 궁금하지 않는가. 한국 초고층 아파트붐은 기형적인 한국 부동산 시장의 부산물일뿐이다. 아파트만 가득한 서울이 동북아 경제중심도시로 발전할 수는 없다.
[출처: 조선일보 차학봉기자 블로그에서]


상기의 내용속에 여의도의 금융센터,서초구의 삼성타운 등등이 이를 극복하는 좋은 사례로 보이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