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어제 모처럼 일찍 퇴근해서 가는 길에 지난번에
거래를 주선하셨던 부동산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이러저런 안부를 나누다가 하시는 말씀이 지난 5월에 갈아타며
산게 1억정도 올랐다고 슬쩍 귀띰해주시더군요.
"그런데 오르는게 별로 반갑지도 않네요", " 그건 그래요" 하며
서로 씁쓸한 미소를 주고 받았습니다.

집값이 이미 상당히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그간 소외되었던
비인기 지역들의 갭메꾸기 성격의 화풀이 상승이 지금의
상승을 설명한다고 생각되는데 이거 전혀 좋은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흔히들 과잉 유동성이니 뭐니 설명들을 하시는데 다 좋습니다.
어느 정도 설명이 됩니다. 그러나 이제 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제 동생녀석이 대기업의 과장인데도 어지간한 집은 살 엄두를
못내더군요. 그래요. 맞습니다. 진작 샀어야죠.
그런데... 여하튼... 지금 그깟 몇억 빚을 못내냐?
넌 간이 작구나? 제가 이렇게 말해야 되는 걸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제 젊은 사람들이 누가 집을 살 수가
있겠습니까? 부모로부터 거액의 상속을 받는다거나 하지 않으면
말입니다.

이번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수십억대 초고가 아파트들의
가격변동이 없으며 요지의 아파트들의 가격변동이 비인기지역에
비해 크지 않은것도 다 그런 상황을 반영한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갈까요? 결국 국민소득이 따라줘야
지속적인 상승이 가능할텐데 이미 좀 쓸만한 집들의
가격은 어지간한 봉급쟁이는 커녕 소위 고소득 전문직에게도
쉽지않은 지경입니다.
(부동산 사장님 이야기가 이제는 소위 사자 직종도 이제 막 집을
사려는 사람은 20평대도 버거워하는 지경이라더군요.)

이미 매수여력이 상당히 소진된 상황이고 다들 빚을 끼고 집을
사기 때문에 소비마저 부진해지는 악순환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아예 남의 집이 오르면 내것도 자동으로
올려서 내놓으니 인기지역, 비인기지역이고 뭐고
이게 차별화인지 집단 광란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지경이네요.

실현하지 않은 이익은 말 그대로 숫자놀음에 불과합니다.
이익을 얻는 것은 은행들 뿐이지요.

더 오른다 계속 오를거다 뭐 이런 글들만 보이니 답답해서
몇자 적어봤습니다.
묻지마로 오르는게 영 반갑지만은 않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