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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세븐'' 지역…"거래요? 매물이 없어요" 
 
[세계일보 2006-05-19 08:48]     
 
18일 오전 30여곳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상가. 중개업소마다 ‘매매 31평 9억5000만∼10억원, 34평 13억원’이라고 쓴 시세표가 붙어 있지만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시장 ‘버블론’ 탓인지 찾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았다. 
A사무실에 들어서자 B사장과 직원 한 명이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B사장은 “거래가 있느냐”는 질문에 “매물이 없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31평형은 지난달보다 1000만∼2000만원 내렸지만 매도·매수자가 없고, 34평형은 재개발되면 대형 평수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 심리 때문에 가격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B사장은 “정부가 강남과 분당 등을 타깃으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지만 이는 되레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저곳이 살기가 좋다’는 인식만 강하게 심어줘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가 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곳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어 문제”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인근의 C중개 사무실도 매기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부의 각종 정책에도 급매물은 찾아 볼 수 없다. 사장 D씨는 “이곳 사람들은 아파트를 처분하고 싶어도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대체 투자처를 찾지 못해 팔지 않는다”며 “정부는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시장은 반대로 갔던 사실을 주민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시범단지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잇따른 버블론 강조에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보다 1억∼1억5000만원 올라 32평형은 7억5000만∼8억원, 48∼49평형은 12억원, 62∼63평형은 13억∼14억원을 각각 호가하고 있다. 

이는 매물부족에 따른 호가 상승이라는 게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분당 시범단지 우리 부동산 유근준 사장은 “매도자들이 양도세 부담으로 호가를 올린 상태”라며 “정부의 압박으로 가격 상승세는 둔화하겠지만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정자동도 정부의 버블론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평형이 2억7000만원, 27평형이 5억원, 32평형이 7억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연말보다 15% 정도 오른 가격이며 하락 조짐은 없다. 

인근 우성부동산 황모 사장은 “판교 영향으로 주민들이 아파트를 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소나기(정부 압박)가 지나면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참여 정부가 아파트값을 잡겠다고 각종 정책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다른 정권 때보다 가격이 폭등했다”며 “시장에서는 더 이상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과 역행하는 사장상황에 대해 내성이 강해진 주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압박으로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정태희 연구원은 “정부가 ‘버블 세븐’이라고 지목한 지역은 입지 조건이 좋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라며 “이곳의 아파트 가격이 꼭짓점일 수는 있지만 매수세가 잠복한 상태여서 가격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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