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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교육과 공부 학벌에 관한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오늘 하나 더 올립니다.

우리 아이들이 둘이 있어요. 하나는 고2(아들) 하나는 중 2(딸).
큰 애는 공부를 잘하고 작은 애는 반에서 20등쯤 합니다.
언젠가 진명여고에서 반에서 7등안에 못들면 서울에 있는 대학 못 간다는 말을 우연히 듣고
깜짝놀라 딸이 진명여고에 다니는 엄마에게 전화 걸었더니 대충 그렇다고 확인해 주더군요.
그렇다고 하면 우리 작은 애는 (고등학교 가서 갑자기 분발하지 않는 한,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 못간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큰애는 잘하는데, 왜 작은 애는 그 정도 밖에 못하냐 입니다.
결론은 공부 잘하냐 못하냐도 타고난다는 것입니다.
우리 집 두 아이 같은 뱃속에서 나오고 (아들 딸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신경쓰고 똑 같이 학원 보내도 차이가 나는데,
그 차이는 공부 잘 하느냐 아니냐를 타고 태어나는 까닭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집 두 아이 성품이 거의 똑같아요. 남에게 잘하고, 성실하고 참을성 있고,
두 아이 모두에게 숙제는 했냐? 학교 늦을라 서둘러라? 밥 왜 안먹냐?는 등등의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다들 자기가 알아서 하는 편입니다.
왜 이렇게 성품은 똑 같은데, 공부에는 차이가 있는냐 하는 의문점이 계속 있었는데,
역시 타고난 공부에 대한 소질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요즈음 중학생이 목동 단지내로 이사와도 단지 내의 중학교에 배정 안된다지요.
과밀학급이라 더이상 못받는데요.
우리 작은 애 학급 학생수가 48명입니다. 단지 밖은 40명을 절대 넘지 않습니다.
왜 이 말을 하느냐하면 아이들 교육을 위하여, 학군 좋은데로, 소위 목동 단지 내로 끊임없이 몰려드는 현상을 얘기하려 함입니다.
현대판 맹모삼천지교라고 해야겠지요.
그렇다면 단지내 중학교 다니면 다 공부 잘하느냐?
위에서 우리 작은 애 예를 들었잖아요.
단지내 중학교 다녀도 나중에 어짜피 70-80%는 서울에 있는 대학 못갑니다.
물론 단지 밖 중학교에 다니면 서울에 있는 대학 못 갈 확률은 더 높아지겠지요.
좋은 학군 중학교에 오면 저절로 공부 잘 해지나요?
과밀학급에 별별애들 다 있을텐데 교육환경이 더 좋은가요?
우리도 3년전에 경기도에서 이사왔는데, 우리 아이들 성적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요즈음 생각하는 것인데, 우리 작은 아이 단지 밖으로 전학가서 10등정도하고
고등학교 가서 더 분발해서 좋은 내신점수 받아 서울에 있는 대학 갈 수 있다면 간다면
그렇게 할 생각도 있습니다.

저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많이 집착하지요?
문제 있지요? 서울 밖에 있는 대학도 좋은 대학 많잖아요!
제 직업상 수도권 전철을 많이 타는데, 왜 그런지 전철 타고 수원...천안 쪽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은
전철 안에서 책을 거의 안 보더라구요.
요즈음 전철은 쾌적하고 흔들림도 거의 없어 책읽기 너무 좋은데도 말이예요.
그래서 우리 아이는 책도 안보는 아이들이 다니는 수도권 대학 보다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다 저의 편견이고 바람이고 욕심입니다.

우리 작은 아이는 그냥 학교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이 재미 있나 봅니다.
그래도 다 자기 갈 길이 있고 어떻게든 자기 밥벌이는 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은 있지만
연예인들 말장난 하는 TV 프로그램을 넋을 잃고 한없이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모 속이 터져요.
라디오 틀어 놓고 공부한다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도 하고요!
요즈음 나오는 좋은 책 좀 읽지, TV에 대한 집착을 보면 제가 다 질려 버려요.
공부 잘하는 큰 애도 책은 잘 안 읽습니다. 공부에 필요한 책만 읽습니다.

이야기가 오락가락 했는데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학군도 교육환경도 물론 중요하게지만,
더 중요한 것, 진짜 중요한 것은 타고난 본인의 소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목동 단지에 오지 못해 부모들이 안달하실 필요 없다는 얘기입니다.
학군 좋다는 8학군에서 강남역에서 출발하는 통학뻐스 타고 지방으로 대학 다니는 학생들 수두룩 해요.
다니기 쪽 팔리면 유학간다잖아요.
공부 잘하는 아이 어디서든 잘 합니다.
목동 단지에 산다는 것은 대체로 자기만족 내지는 우월감 정도 아닐까요?

하기야 목동 단지 안에 사는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얘기의 객관성 내지는 신빙성이 떨어지겠지요.
너는 왜 단지로 이사왔으면서 그런 얘길 하냐? 하고요.
하기야 이런 얘기 단지 밖 사람들이 하면 마찮가지로 신빙성이 없어집니다.
그러니 서로 교육문제 서로 고민해 보자, 쓸데없는 환상이나 무리한 고집은 버려야 겠다는 취지로 썼다는 것만은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이들면서 점차로 느끼는 것인데 정말 과욕이 화를 부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