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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삼성과 현대 국내 최고의 자리를 넘길 수 없는 대표적 두 브랜드가 서울 서부의 주거명문 목동에서 만났다. 한판 대격돌을 목전에 둔 이들의 대표종목은 주상복합아파트. 하이페리온과 트라팰리스란 간판의 두 선수를 내세운 명문가의 결전이 시작된 것이다.

◆기선잡은 현대, 결정타 채비 삼성= 신흥 주거명문으로 떠오른 목동에서 일단 현대가 치고 나갔다. 현대는 고품격 아파트 현대하이페리온1을 2003년 7월 완공,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타워팰리스 등 초창기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를 타고 분양된 2기 주상복합아파트 격인 하이페리온1은 당시로선 목동의 스카이라인 지형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일대 사건이었다.

건물 최고층수가 69층으로 국내 최고층을 자랑하던 여의도의 63빌딩을 단숨에 누른 것이다. 69층인 하이페리온1의 지상 높이는 256m로 63빌딩보다 7m가 더 높다.

여세를 몰아 2002년 말 66대 1의 경쟁률을 보인 하이페리온2는 이달중 입주가 시작된다. 이미 최고 분양가의 두 배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4억3000여만원에 분양됐던 37평형 시세가 11억~12억원이다. 56평형은 8억~13억원이 더 얹어져 15억~20억원을 부를 정도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낡은 목동아파트 단지에서 옮기려는 수요가 많아 390여가구를 채우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삼성은 회심의 반격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미 부(富)의 상징이 돼버린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고품격 아파트의 선두에 선 삼성으로선 목동에서의 2차전을 호락호락 넘길 수 없는 상황.

하이페리온과 지척에 트라팰리스 간판을 내건 삼성물산은 2009년 1월 '그동안의 주상복합아파트와 차원이 다른' 아파트를 선보이기 위해 한창 공사중이다. 42~89평형 522가구가 입주한다. 49층으로 하이페리온1에는 못 미치지만 하이페리온2(41층)은 내려다 볼 심산이다.

지난해 8월 분양시 15대 1의 경쟁률에 분양가도 8억5000만~22억2000만원에 이르러 삼성 브랜드파워를 과시하기도 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삼성과 현대의 트라팰리스와 하이페리온은 목동 중심가의 주상복합촌을 선도하고 있고, 지역의 부동산 시세도 좌지우지하는 블루칩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 쏟아내는 두 명문가= 두 명문가의 목동 대회전은 새로운 트렌드와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목동의 스카이라인을 바꾼 하이페리온1의 69층 완공은 63빌딩의 고도를 눌렀다는 점에서도 신기록이다. 고작 10~20층이던 목동의 층고는 하이페리온의 출범과 맞물려 40층을 웃도는 초고층 지역으로 바뀌었다.

하이페리온은 여세를 몰아 지하통로로 아예 자체 상권이나 다름없는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지하철 오목교역까지 거느리는 '원스톱 리빙도시'의 면모를 선보였다. 여기에 최근엔 하이페리온2가 입주단계에서 분양가보다 프리미엄(웃돈)이 더 높은 보기드문 아파트란 기록을 만들어내는 등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20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 시공에 필요한 150MPa의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목동 트라팰리스에 처음 썼다. 1MPa는 1㎠의 면적이 10㎏의 무게를 견딜 때 사용하는 단위다. 150MPa는 화강암 수준으로 1㎠의 면적이 1.5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지금껏 국내에서 시공된 최대강도 콘크리트는 80MPa로, 실제 쓰인 건 타워팰리스3차였다. 국내 최대강도의 건축물이 되는 셈이다.

삼성의 '치고 나가기' 전략은 디자인에서도 시작된다. 트라팰리스의 경우 국내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인 앙드레 김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고, 미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윌리엄스가 건물 외관설계를 맡아 숱한 화제를 낳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프리미엄급 주상복합 아파트로서 충분한 미적 감각을 갖춘 당대 최고의 품질을 선보이고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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