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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넷 시세 믿다가 사기 당했네요
여러분들도 조심하세요...


아파트 인터넷 시세만 믿다 27억 사기당해

[조선일보 안용현 기자]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라는 조건에 주저없이 담보대출을 해준 외국계 모 은행이 부동산사기단에 걸려 27억원대의 대출 사기를 당했다.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는 7일 아파트 매매가를 실제보다 부풀린 허위 계약서를 꾸며 외국계 모 은행으로부터 27억원대의 대출을 받은 혐의(사기)로 부동산사기단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건축업자 남모씨는 작년 6월 서울 양재동에 10가구에 불과한 1개동짜리 아파트를 분양했다. 그러나 두 달 동안 단 1가구가 팔렸다. 이 때 부동산사기단인 조모(구속 기소)씨와 박모(구속 기소)씨가 미분양된 9가구(30평대)를 20억원에 일괄 구입하겠다며 남씨에게 접근했다. 남씨로선 실제 분양가를 다 주고 사겠다는 이들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후 조씨와 박씨는 계약금 1억원에 실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실제 매매가는 1가구당 2억2000여만원에 불과했지만 허위 계약서상의 매매가는 5억~5억8000만원이었다. 이어 이들은 부동산 사이트에 나온 해당 아파트의 매매가를 조작해 시세를 2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끌어올렸다. 가구수도 52~72로 늘려놨다.

사기단은 국내 은행과는 달리, 자체 담보물 평가시스템이 없어 부동산 사이트에 등록된 시세만 가지고 담보 대출액을 산정하는 외국계 모 은행을 찾았다. 이 점은 은행에서 근무했던 또 다른 사기단원 송모(구속 기소)씨가 알려줬다.

대출 관계자는 부동산 사이트의 시세와 허위 계약서상의 매매액이 비슷한 것만 확인하고, 1가구당 평균 3억원씩 총 27억원(9가구)을 대출해줬다. 사기단은 이 돈으로 건축주에게 잔금 19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8억원을 챙겼다. 그 결과 건축업자는 제값을 받고 미분양 가구를 몽땅 팔았지만 외국계 은행은 부실채권만 잔뜩 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