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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1단지 17일 총회로 ‘체질개선’

재건축결의 해묵은 하자 치유 … 류성림 신임조합장 선출


잠실1단지가 지난 17일 화광교회에서 조합원 임시총회를 개최해 상정된 모든 안건을 통과시켜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시기조정 전의 준비작업을 끝마쳤다. 특히, 이날 총회를 통해 그동안 해묵은 법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재건축결의에 대한 하자를 치유함으로서 더 이상 법적 시비는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사임을 발표한 김정덕 조합장을 대신할 신임 조합장으로 그동안 조합이사로 재직해 오던 류성림 후보를 선출함으로써 새 집행부가 꾸려지게 됐다.

이날 총회는 재적조합원 5559명 중 서면결의 참석자 3193명을 포함, 총 3450명이 참석해 성원을 이뤄 개회가 선언됐다. 이날 총회는 이미 서면결의 참석자가 3000여 명이 넘어 성원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면결의서 제출자 중 직접 참석한 조합원들도 의외로 많았다.

조합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10년만의 총회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한 조합관계자는 "10년 만에 개최된 총회에서 직접 그동안의 사업진행 상황을 참관하고자 하는 조합원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으며 특히 새로운 조합장을 직접 보고 뽑기 위해 총회장을 찾은 것 같다"고 나름대로의 견해를 밝혔다.

이날 총회 상정안건은 비용분담에 관한 건 조합정관 개정 결원임원 보선 조합장 선출 시공사 퇴출(우성건설)에 따른 시공사 보충선정(삼성물산) 인준 종합상가 존치(제척) 결의 기타 안건 등 총 7가지.

이날 김정덕 조합장이 총회 개회와 함께 조합장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김 조합장은 “그동안 사업진행에 있어 많은 소송이 난무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고령 및 개인적 사유로 인해 조합장직을 내놨다”고 밝혔다.

총회는 상정안건을 일괄 상정한 후 4호 안건이었던 ‘조합장 선출 건’에 대해서만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하고 나머지는 거수를 통해 의결하기로 조합원 총의가 모아졌다.

총회장은 10년만의 총회인 것을 대변하듯 수많은 조합원들이 운집했고 그동안의 조합운영과 관련해 '아껴뒀던(?)' 자신의 의견을 내놓느라 총회를 개회한 직후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 계속됐다.

이날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은 ‘신임 조합장 및 집행부가 어떻게 구성될 것이냐’라는 부분에 모아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안건 상정에 있어 ‘결원 임원 보선의 건’이 상정된 후 조합장 선출을 하는 것과 관련해 “신임 조합장이 선출된 후, 임원은 그에게 맡겨야 한다”며 기존 임원이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결원만 보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일부 조합원은 “조합장과 조합임원은 공동운명체”라며 조합장 사임과 함께 임원 전원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해 그동안의 사업지연책임을 기존 집행부에 물으려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총회는 다소 안정을 되찾고 안건상정을 통한 조합원 결의가 시작됐다. 1호 안건은 재건축결의의 건. 이 안건이 상정된 이유는 일부 반대측 조합원이 재건축결의무효소송을 통해 작년 12월초 재건축결의 중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이 미비하다는 법원 패소 판결을 받아 이 부분에 대한 하자치유를 위한 것. 조합에서는 건교부의 조합 설립동의서 및 서울고법의 판결내용을 참조해 ‘하자 없는 결의서’를 다시 조합원들에게 징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관계자는 “오늘의 재건축결의는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절차이고 사업인가 후 곧바로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해 구체적인 분담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재건축결의의 필요성에 대해서 모든 조합원들은 이미 공감하고 있던 부분으로 1호 안건은 거의 모든 조합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2호 안건과 관련해서는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주거정비법에서는 정관과 관련해 관할구청의 인가사항으로 규정돼 있다. 특히, 이날 조합장 후보 자격과 관련해 기존 규약은 ‘단지 내 6개월 이상 거주’로 명시돼 있었는데, 이날 정관 개정안에서는 ‘(거주여부와 상관없이) 2년 소유’로 단순화했다. “능력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조합장 후보로 나선 5명 중 3명이 기존 규약에 따를 경우 단지내 6개월의 기간을 거주하지 않아 문제시 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개정된 정관이 관할구청의 인가를 받아야 향후 선출된 조합장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게 된다. 결국 2호 안건이 통과된 후 조합관계자가 급히 송파구청으로 정관인가를 받기위해 출발했다.

총회진행에 있어 조합장 선출은 구청의 정관인가를 받은 후 진행시키기로 하고 ‘결원 임원 선출 건’ 등 나머지 안건을 처리 했다. 특히, 그동안 사업진행과정에서 대립상황을 지속해 왔던 일부 상가를 제척하고 사업을 진행시키자는 데에 조합원 결의를 얻어냈다.

나머지 안건 처리 후 송파구청으로부터 팩스 한 장을 받았다. 정관 개정에 대해 구분소유자 5559명 중 4153명의 동의를 받아 74.7%의 동의율로 구청인가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사회자는 이 같은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즉시 발표하며 조합원들의 환호속에 조합장 선출 건을 진행시켰다.

이날 조합장 후보로 나선 인사는 5명. 조합장 선출 방법은 개정된 정관에 의해 진행됐다. 정관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는 출석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하며 1차 투표결과 과반수를 얻지 못했을 경우 1차 투표결과의 1·2위 득표자에 한해 2차 투표를 실시, 다득표자가 조합장에 선출되도록 하고 있다.

투표결과에 승복한다는 각 후보의 다짐을 받은 뒤, 곧바로 5명의 후보연설이 시작됐다. 연설에 앞서 각 후보에 대한 비방 등을 자제해 줄 것으로 요청했으나 일부 후보는 타 후보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는 등 후보자 간 경쟁은 치열했다.

이후 조합원들의 무기명 비밀투표가 진행됐다. 또한 이와 함께 별도로 수거한 서면결의에 대한 개봉도 함께 됐다. 따라서 총 3368표의 유효투표수가 확인되느라 약 2시간여가 소요됐다.

총 유효투표수 3368표 중 과반수인 한 후보에 1685표의 득표가 나와야 1차 투표에서 조합장이 선출된다. 그러나, 치열했던 후보자 경합만큼 결국 1차 투표결과 한 명의 후보가 과반수의 득표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4번 김명찬 후보가 945표, 5번 류성림 후보가 1238표를 얻어 2차 투표가 진행됐다. 당초 조합장으로 유력시 됐던 1번 박병천 후보는 838표로 아깝게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후 곧바로 2차 투표가 진행됐다. 2차 투표결과 류성림 후보가 1137표를 얻어 778표를 얻은 김명찬 후보를 제치고 다득표에 의해 조합장에 최종 선출됐다. 신임조합장에 선출된 류 조합장이 전임 김정덕 조합장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는 것을 끝으로 이날 총회를 마쳤다.

김병조 기자 (byungjo@rcnews.co.kr) 2004-02-02 15:2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