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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만여 가구에 달하는 잠실지구는 5개 저밀도지구 중 가장 큰 규모를 과시하는 메머드급 단지다.

기자가 둘러본 현지 중개업소에는 전화 벨소리조차 듣기 어려울 정도로 매수·매도자들의 발걸음이 완전히 끊겼다.

대로변에 길게 도열한 중개업소의 40%가 영업을 포기하고 매물로 나와있다는 한 중개업소 사장의 푸념은 잠실지구의 거래 사정을 짐작케 했다.

◇추진 현황...“단지별 분쟁 남아”=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잠실4단지다. 지난 11월8일 관리처분총회를 마친 이 곳은 동호수 추첨은 물론 추가부담금 및 일반분양가의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4단지 조합에 따르면 기존 17평형 단일평형인 이 곳 조합원이 34평에 들어가려면 층별에 따라 366만∼4356만원을 환급받거나 327만∼848만원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일반분양 대상인 26, 34평의 평당분양가는 1641만∼1850만원 선이다.

4단지 김상우 조합장은 “이달이나 내년 1월 경 감리자가 선정되는대로 일반분양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분양가에 대해 최근 서울시 및 송파구청이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3단지 역시 지난 11월 1일 관리처분총회를 통해 예상 추가부담금, 일반분양가를 제시했다. 추가부담금의 경우 기존 15평형 소유주가 26평형으로 들어갈 경우 8361만∼1억1870만원을 환급받고 이보다 큰 33평∼54평에 입주하려면 층별로 1517만∼5억9906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기존 조합과 지킴이측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지킴이측이 절차상의 하자를 들어 조합측의 관리처분총회의 무효를 주장하며 조합장 등에 대해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접수하는 등 각종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단지내 영동여고 이전 문제도 해묵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 이전비용에 따라 추가부담금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2단지는 조합장 인준문제가 걸려 진통을 겪고 있다. 조합측은 조합장 인준을 위한 총회를 오는 12월 27일 열 계획이다. 2단지 김대식 부조합장은 “조합장 인준문제가 해결된 이후 내년 4∼5월 경 관리처분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잠실지구에서 아직 유일하게 사업승인이 나지 않은 잠실 1단지는 상가 동의문제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달 25일 전후로 사업승인이 날 것으로 관측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조합측은 오는 1월 17일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주민총회가 아닌 대의원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돼 적법성 논란을 빚어왔던 삼성물산의 경우 이번 임시총회를 통해 정식 시공사로의 인증절차를 거치게 된다.

◇시세·거래...“큰 평수도 동반하락”=지난달 중순 급매물 소진에 힘입어 소폭 반등하면서 바닥론의 불씨를 지폈던 잠실지구는 다시 반등세가 꺾이면서 조정기로 들어섰다. 일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거래가 실종된지 오래다.

잠실주공2단지 13평형의 경우 10?^29 대책 이후 최하 4억원까지 떨어졌던 바닥시세를 극복, 4억5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최근 4억3000만∼4억4000만원 선으로 내렸다. 이와 견줄만한 1단지 13평형, 3단지 15평형의 경우는 이보다 1000만원 선이 낮다.

큰 평형인 1단지 15평형, 2단지 19평형, 3단지 17평형에서도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평형은 10.29 대책 이후에도 가격변동이 거의 없었으나 2단지 13평형 등이 재조정되면서 동반하락, 7억5000만∼8억원선을 유지하던 가격이 현재 7억원 선으로 떨어졌다. 인근 J부동산 관계자는 “소형평형이 반등을 시도하다 다시 떨어지면서 기대심리가 무너져 동반하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투자전망...“저평가·정상가 엇갈려”=우선 잠실지구는 이미 사업승인이 신청·승인된 상태여서 지난 9.5대책에서 발표된 소형평형의무비율을 적용받지 않는다. 조합원지분전매금지 요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한차례 양도할 수 있다. 여타 재건축단지와 비교할 때 유리한 조건이다.

무엇보다 잠실지구는 입지면에서 차세대 주거단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남에 인접해 있고 한강조망이 가능하며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강남시대’ 이후 ‘잠실시대’를 점치기도 한다.

가격면에서도 저평가돼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가령 4단지 일반분양가의 경우 최고 평당 1850만원으로 평당 2000만원 수준인 강남에 비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재건축을 비롯,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투자성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단순비교에는 무리가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신중론과 투자유망성이 엇갈리고 있다.

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잠실지구는 탁월한 입지여건이나 향후 발전가능성을 감안할 때 실수요자들 이라면 매입을 타진할만한 가격에 접근해 있다”면서도 “공개념 등 정부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들도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으며 특히 큰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적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대표는 “인근 선수촌아파트에 비하면 잠실지구는 저평가 돼 있다”며 “향후 발전가능성을 볼때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 sunee@fnnews.com 이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