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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6-07-28 09:13]   [중앙일보 함종선] 

서울시내 화물.여객터미널에 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화물.여객터미널은 '도시계획시설'이라는 제약 때문에 그동안 다른 용도로의 개발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터미널의 공간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용도변경.개발기준수립.도시계획변경 등의 인.허가 완화조건을 잇따라 내놓거나 검토 중이어서 걸림돌이 많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양재 화물터미널 등 3개 화물터미널과 서초 남부터미널을 포함한 4개 여객터미널이 유통과 상업시설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초고층 변신할 여객터미널=서초구 서초동 남부터미널이 초고층 복합단지 개발에 선두로 나섰다. 서울시가 이달 초 여객터미널도 복합시설로 조성할 수 있게 '도시계획시설의 입체적 정비제도 기준정비 운용지침'을 마련하면서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즉 용도지역이 상업지역이라면 이 용도에 들어설 수 있는 백화점이나 영화관 등을 설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 시설계획과 김호섭 과장은 "이제까지는 여객터미널 개발이 힘들었지만 이번에 개발과 관련한 기준이 정해짐에 따라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남부터미널은 현재 동양투자신탁운용이 주체가 돼 1차 사업자금(1400억원) 중 일부인 970억원을 제1금융권에서 부동산펀드 형태로 모집 중이다. 개발업체 관계자는 "5784평에 지하 6층, 지상 43층에 연면적 6만3000여 평으로 지어 저층에는 상업.문화시설을 만들고 고층부 3만여 평에는 60~80평형의 휴양콘도미니엄을 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투기 우려 때문에 터미널 내 주거시설은 안 된다는 결론을 내놓자 법률상 주거시설이 아닌 콘도형으로의 '응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터미널도 46층짜리 초고층 복합단지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고 중랑구 상봉동 상봉터미널도 초고층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용도 바뀌는 양재 화물터미널=서초구 양재동 양재 화물터미널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첨단 쇼핑센터로의 탈바꿈을 시작한다. 서울시가 지난 5월 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2만9000평에 화물터미널과 대규모 상가 등이 결합된 복합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끔 용도변경을 허용했고, 복합단지를 지을 건설회사도 사실상 정해졌다. 건축허가만 받으면 첫삽을 뜰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양재 화물터미널 개발업체인 경부유통과 개발 협약을 맺은 롯데건설 등은 이곳에 롯데 이름이 들어간 선진국형 대형 쇼핑몰 등을 만들 계획이다. 경부유통 이정배 사장은 "45층짜리 첨단 건물에 오피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과 동대문구 장안동 동부터미널 등 나머지 2개 화물터미널도 복합단지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으나 양재터미널보다는 개발이 더디다. 양재 화물터미널은 땅의 용도가 '유통업무설비'지구로 돼 있어 복합단지 조성을 위한&nb sp;인.허가 과정이 수월했지만 이 두 터미널은 '자동차정류장'으로 용도가 제한돼 있어 '도시계획변경'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두 터미널도 양재 화물터미널과 같이 유통업무설비지역으로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부트럭터미널 이영상 상무는 "내년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부 부지에는 창고 및 택배회사들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고 상업시설은 분양이 아닌 임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개발은 인근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고 개발이익 환수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진행될 경우 특혜 논란이 불거질 여지가 있다. H건설 관계자는 "재건축사업 등에는 개발이익환수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터미널 개발은 많은 개발이익이 예상되는데도 이익환수와 관련한 의무규정이 전혀 없는 등 허점이 많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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