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항상 성동구의 발전에 관심을 갖고 게시판을 주시하고 있는 행당동 주민입니다.

저는 매일 출퇴근길에 서울숲을 지나면서 가슴이 뿌듯합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극을 달리고 있는 요즘,
다른 곳도 아닌 우리 지역에 이렇게 좋은 자연의 터전이 생겨난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즐거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항상 옥에 티였던 삼표레미콘 공장을 바라보면서
살짝 인상을 찌푸리다가도, 저게 조만간 나가면 뭐가 지어질까?
큰 식물원이나 오페라하우스? 체육회관이나 문화센터? 등등 나름대로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기다려 왔습니다.

이 지역에 3년간 살면서 참 아쉬웠던 점이, 교통과 환경이 너무나 좋아서
무엇을 짓더라도 서울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데도
아직까지 성동구에는 서울시민들의 주목을 끌 만한 건물이 없다는 게
참 많이 안타까웠죠. 

응봉산에 올라가면 뭘 느끼세요? 
저는 응봉산 북쪽의 언덕 위 달동네들과
응봉산 남쪽의 마천루같은 빌딩 숲의 극적인 대비가 제일 먼저 보입니다.
저 멀리 뚝섬 쪽, 광진구 지역에서 그 스카이라인에 대적할 만한 몇몇
대형건물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도 보이고요. 
성동구는...?  숲과 강이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강남과 광진구 지역의 활기찬 모습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역동성이 떨어지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성동구가 지형적 환경이 열악하고, 철도와 중랑천 등으로 인해 
도심개발보다는 환경개발 쪽에 역점을 두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불균형적인 조건으로 인해 성동구는 '강북의 압구정동'이 아니라 
'강남의 시골'로 인식되는 것이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산이 왜 성동보다 먼저 떴을까요? 
용산은 성동구 못지 않은 서울시의 환경 축으로서의 혜택 뿐만 아니라, 
민자역사를 시발로 해서 글로벌 비즈니스 단지, 
거대 상업단지 등으로 문명과 자연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비전을 
성동구보다 먼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윗글을 쓰신 님께서 주장하시는 '일부 탐욕스런 이들의 감언이설에 의해
성동지역의 발전이 벽에 부딪혔다'는 의견에 저는 반대합니다.
자연환경만 잘 조성되어 있고 그 이상의 문명적 발전을 거부하는 성동구는
오히려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숲에 많은 사람들이 오면 성동구의 관광수익이라도 늘어납니까?
현대차 건물이 들어서는데 재정자립이 왜 벽에 부딪힌다는 건지,
성동구 주민들의 발전을 위해 자본을 유치하거나 유동인구를 확보하지 않고
기존에 있는 서울숲을 더 확장해야 한다는 논리가, 
머리가 나빠서인지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뚝섬에 바이오벤처 단지니 뭐니 생긴다고들 하지만, 
오늘도 지나가 보니 화학약품 냄새에 박스, 합판공장 부산물들이 
길가에 늘어져 있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뒷골목에 왔다갔다하는 수준입니다. 
평당 3500만원짜리 주상복합 건물을 지어 놓은들, 
그 화려한 그릇에 담기는 내용물이 알차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자, 객관적으로 한번 생각해 봅시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님이 
성동구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고, 
프랑크푸르트에 지으려던 자동차그룹의 상징적 건물을 
우리 성동구에 지으려고 한답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대박 호재 아닙니까? 

이미 브랜드 가치를 형성해 놓은 서울숲을 약간 더 넓혀 놓겠다는 뉴스와,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인 현대차그룹의 총본산이 새로 생긴다는 뉴스와, 
어느 것이 더 마음에 와 닿습니까?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추진은 
풍부한 자연의 혜택에 비해 문명적 결핍에 목말라하던 성동구 지역에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는 왜 이 기회를 포기하고
서울숲 확장을 굳이 고집하는 분들이 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물론, 일부 단지의 조망권 문제가 있어,
당사자 분들께서 심려가 크실 것이라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선 솔직히, 
현대차가 들어오면 서울숲 환경이 무너진다는 주장은 
63빌딩이 생겨서 한강 고수부지가 다 망가졌다고 하는 주장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현대차에서 그렇게 높은 집착을 보이는 지역이라는 점을 기회로 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첨단적이고 친환경적인 건물을 만들도록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강남이나 용산과 대별되는 성동구만의 
차별화된 랜드마크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이야기가 두서 없이 너무 길어졌습니다만, 
저는 이번 삼표레미콘 철거와 현대차그룹의 건설 움직임에 대해
본능적으로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싶은 입장입니다.

자연과 문명의 조화를 통한 새로운 도심개발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성동구를 위해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너무 작은 손실만 생각하지 말고, 
큰 이득을 취하는 성동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지요.
우리는 자랑스러운 서울숲에 사는 사람들이잖습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