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 펀글>

독서당에서 글읽는 소리 좋도다!
- 설화기행 서울속으로

세종은 항상 집현전에게 "집현전 학사들, 공부도 좋지만 건강도 생각하라" 고 하였다. 또, 관리에게는 "쉬어가면서, 책도 읽어가면서 정사를 하라!"고 하였다. 독서가 건강의 길이고 정신을 맑게 하고 기운을 다시 충전하는 방법이라고 한 것이다.
"자, 내가 휴가를 줄 테니 독서에 전심하라고! 나랏일은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고 하여 강제로 휴가를 준 세종대왕. 이것을 사하독서(賜瑕讀書)라 하였다. 휴가를 하사해서 책을 읽게 한다는 말이다.
독서! 독서를 하려면 환경이 좋아야 한다. 세종은 창의문(彰義門) 밖, 곧 세검정에 독서할 곳인 장의사(藏義寺)를 하사하였다. 그 뒤 성종은, "산속보다 탁 트인 한강변이 독서당으로 나으리라!" 고 하여서 용산에 독서당을 세웠다. 연산군 때에 이 독서당이 폐지되었다. 나쁜 정치는 독서를 무시하는구나. 구 뒤 한강가에 여기저기 독서당이 생겼다.



옥수동, 서빙고, 마포 저쪽 이수동도 있고 한강변에 국립 독서당이나, 사립 독서당이나 가릴 것이 없이 허다하였다. 책을 읽다가 피곤하면 경치 좋은 한강을 보노라.
그런 독서당을 임금님이 찾아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 학문을 논하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옥수동 244번지 동쪽에 있던 독서당이었다. 독서당터라는 곳이다. 녹수동에서 약수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아래에 독서당이 있었다. 임금이 산하에게 물었다.
"아, 앞에는 한강이군!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하는고 "
"동호(東湖)라고 합니다."
"여기는 한강과 냇물, 그러니까 두 물이 합치는 개로구나. 두물개가 되누나."
이리하여서 그곳을 오늘도 두물개, 두뭇개, 두멧개, 한자로 두모포(豆毛浦)라고 한다.
"저기 북쪽에서 이리 들어오는 물과 어울리니 실로 물이 맑도다! 옥수(玉水)로다! 비단같이 아름답도다. 금호(金湖)로다! 마침 여기 물이 좋다는 옥정수(玉井水)가 있어 내가 마시니 옥수(玉水)로다!"
이렇게 감탄을 하였다. 이리하여서 두물내, 두뭇개, 두멧개 일대 고을을 옥수동(玉水洞), 금호동(金湖洞)이라고 지금도 부른다. 독서당이 있던 곳이라 해서 '독서당 길'이라는 새로운 지명도 만들어서 쓴다.
"여기는 아무개가 개척한 독서당!"
"저기는 아무개가 개척한 독서당!"
그 중에는 세조때 정승 한명회가 글을 읽던 독서당도 있는데 그는 그때 한강건너 마주 본 곳에 주목하여서 후에 압구정을 지었던 것이다.

경치 좋은 곳을 보면 요즘 사람은 시를 읊고 책을 읽을 생각을 하기보다는 별장을 짓고 돈을 벌고자 한다. 그 별장이 도서관이나 독서당이 아님은 물론이다. 선비나 관리를 생각해서 좋은 자리에 독서당을 짓고, 휴가를 주어서까지 독서하게 한 곳, 그 한강변, 그 중에도 물좋은 옥수동과 금호동을 지목해 본다.
"아, 독서당에서 글을 읽는 소리 참으로 좋도다!"
그 정신을 한강가에서 발휘해 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