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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집값 상승은 테헤란로 때문(?)


2월에만 강남집값이 2% 넘게 올랐습니다.주변에 분당,평촌,용인 등도 많이 올랐습니다.개학을 앞두고 학군수요가 늘어나는 이른바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어쨌든 1년전과 비교하면 서울의 다른 곳이 5%미만 오를 때 강남권은 상승률이 20%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2월초에 정부의 ‘재건축 제도 근본 재검토’방침과 서울시의 ‘재건축 기본계획’발표 등 악재가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2월 집값 상승을 계절적 요인때문으로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때마침 강남집값 상승의 원인을 다른 각도(?)로 보는 한 전문가를 만났습니다.참고가 될 것 같아 이 분의 분석을 소개합니다.

우선,지금같은 방식으로는 강남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강남권 진입희망자는 대부분 자금여력이 충분해 비싼 집값을 치를 용의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이 10억원 안팎에 이르는 거금을 집값으로 지불하면서까지 왜 강남으로 들어가려 할까요.기대이익이 크기 때문이라거나,재건축에 대한 투기심리 때문이라거나,학군이 좋기 때문이라거나 이미 수많은 분석들이 나와있습니다만....이 분은 핵심 원인을 오피스빌딩이 밀집해 있는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물론 여전한 저금리 기조나 경기회복 등 외부변수는 제쳐두고 말입니다.

1970년대말 강남개발이 시작된 이후 20여년간 강남은 그야말로 비약적으로 성장한 곳입니다.처음에는 주공 아파트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처럼 주거단지 위주로 개발됐지만 한동안 부자,그러니까 강북쪽에 있던 여유계층들은 강남을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당연히 미분양도 많이 발생했지요.
하지만 중산층 위주로 아파트에 대한 편리성이 부각되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이어 강남대로와 테헤란로가 본격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바로 ‘직주근접성’이 큰 메릿으로 자리잡은 것이지요.

문제는 지금도 강남대로와 테헤란로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입니다.실제 오피스빌딩 임대료 수준을 보면 강남대로나 테헤란로 등은 아직 강북 도심(광화문,종로 등)보다 저렴한 편입니다.그리고 여전히 고층빌딩 개발이 가능한 곳이 많습니다.
더욱이 최근들어 서초동 일대에 삼성타운,현대자동차 타운,잠실의 롯데타운 등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대기업의 본거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강북에 있던 그룹 본사들의 강남행이 진행중이라는 증거입니다.특히 강남의 오피스권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곳이 서울에는 현재 없습니다.

정부 통계에서도 이런 증거들이 나타납니다.강남·서초·송파구에 있는 24만채의 아파트 가운데 지난 10년간 재건축조합원이 입주한 물량을 제외한 순증분 아파트가 불과 1만9000가구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1년에 1900가구 꼴입니다.
반면 굳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강남에 생긴 일자리(직장)는 주택 증가분의 몇 배를 넘습니다.강남 주변에 있는 분당이나 과천,평촌,강동지역 집값이 오르는 것도 결국 강남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이런 압력이 인근지역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게 이분의 논리입니다.
과거 강북의 명문학교를 강제 이전시켜 생긴 이른바 8학군이나 학원가,고급 병원이나 백화점 등의 생활편의시설 등은 강남집값을 밀어올리는 데 종속변수로 작용할 뿐이라는 것입니다.그러니까 좋은 직장이 생기면서 여유계층의 주거수요가 강남에 집중했고 이들에게 필요한 각종 시설들이 시장논리에 맞춰 모여들었다는 것이지요.흔히들 얘기하는 강남 집값원인으로 거론되는 현상 가운데 주요 변수와 종속변수가 뒤바뀌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강남,특히 테헤란로나 강남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변의 오피스권이 성장을 멈출 때까지 강남집값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분이 내린 결론입니다.따라서 강남 집값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남대체형 주거단지가 아니라 강남 대체형 오피스권을 만들어 강남에 집중되고 있는 기업이나 사무실 등을 분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해결 방법이라는 것입니다.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겠지요.지금의 강남이 만들어지기까지 걸린 20여년을 일부 단축시킬 수는 있을지 몰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