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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3천들여 리모델링했을뿐인데...4억6천-->11억!!!
이게 정말 그 `녹물`아파트야? [조인스]
서울 방배동 궁전, 단지 리모델링 완공 첫 사례
복도식→계단식…가구별 면적 7~11평 넓어져
↑ 방배동 궁전아파트의 리모델링 전 모습


#1. 2005년 1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궁전아파트에 사는 김모씨는 아침부터 같은 단지 주민과 승강이를 했다. 이중, 삼중으로 주차한 차들을 빼느라 중요한 약속에 늦어 기분이 상했고 결국 언성을 높인 것이다. 매일 지긋지긋한 주차난에 시달리느니 빨리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2007년 1월. 궁전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쌍용 예가 클래식'에 입주한 김모씨는 요즘 신이 난다. 35평형이던 집이 46평형으로 11평이나 넓어졌고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니 밤 새 눈이 와도 걱정이 없다. 매일 아침 차를 빼느라 진땀을 뺐던 리모델링 전 기억은 이제 추억이 됐다.

단지 전체를 리모델링한 아파트가 첫 선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쌍용건설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궁전아파트 216가구를 리모델링해 '쌍용 예가 클래식'을 내놓은 것. 이 아파트는 낡은 아파트의 평형을 확대하고 외관을 정비한 것은 물론 국내 최초로 지하주차장을 조성해 주목받고 있다.


↑ 방배동 궁전아파트의 리모델링 후 모습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입주민들 과감한 선택=지난 78년 완공된 궁전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지난 2002∼2003년 재건축을 추진하려고 했다. 입주한지 20년이 넘어서자 단지 곳곳이 노후된 시설로 몸살을 앓았기 때문이다. 수도 배관에서 녹물이 나고 겨울에는 보일러 배관이 얼어 동파되는 집이 속출했다.

하지만 재건축을 하려니 난관이 많았다.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주민들의 의견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이라는 묘안을 내놨다. 하지만 당시는 재건축아파트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던 시절이어서 반신반의하는 주민들이 더 많았다.


쌍용건설은 재건축보다 훨씬 짧은 기간과 적은 돈으로 낡은 아파트를 새 아파트로 바꿀 수 있다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주민들은 "골치 아픈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하자"는 결단을 내렸고 2003년 6월 조합원 95.4%의 찬성으로 쌍용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

◇어떻게 바뀌었나=2005년 7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한 궁전아파트는 18개월만에 완전히 다른 아파트가 됐다. 우선 턱없이 부족했던 주차공간이 늘었다. 지상 78대에 불과했던 주차공간은 지하주차장 설치로 총 207대까지 주차할 수 있게 됐다. 아파트 건물 골조는 그대로 둔 채 동과 동 사이 땅을 파 새로 지은 것이다.

아파트 지하에 건물을 받치는 임시 구조물을 설치한 후 기존 엘리베이터 구조체 아래를 파고 지하주차장까지 연결했다. 지하공간에는 주차장 외에도 자연 채광이 드는 주민회의실, 독서실, 헬스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됐다.

촌스러웠던 단지 외관은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저층부는 고전 양식, 중층부는 장식을 절제한 모던 양식, 상층부는 클래식한 몰딩(선을 두르는 장식법)으로 마감해 깔끔해졌다.

복도식 아파트를 계단식으로 바꿔 각 가구별 전용면적이 7∼11평 정도 늘었다. 28평형은 35평형으로, 36평형은 45평형으로, 42평형은 53평형으로 확장됐다. 너무 좁아 활용도가 떨어졌던 자녀 방이 넓어졌고 주방 뒤에는 보조주방이 생겼다. 일부 가구는 주방을 거실 옆 전면에 배치하는 평면을 적용했다. 붙박이장, 주방 장식장 등을 설치해 수납공간 부족 문제도 해결했다.

◇얼마 들었고, 얼마 벌었나=평형별 리모델링 비용은 35평형이 1억원, 45평형이 1억3000만원, 53평형이 1억6000만원 정도다. 평당 300만원 안팎이다. 입주민 대부분은 쌍용건설이 금융권과 연계 개발한 리모델링 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을 받아 리모델링 비용을 마련했다.

아파트값은 리모델링 전보다 수억원씩 올랐다. 전체적인 집값 상승세도 탔지만 리모델링을 재료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리모델링 전 28평형(현재 35평형)의 시세는 3억7000만원선이었지만 현재는 8억∼9억원을 호가한다. 4억6000만원선이던 36평형(현재 45평형)은 11억원, 5억9000만원선이던 42평형(현재 53평형)은 14억원선이다.[머니투데이]



2007.01.14 09:0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