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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에서 제가 보기에 미래가 없어 보이는 대표적인 단지는 서초동 A 주상복합과 삼성동 I 아파트 정도 입니다. 그러나 주공2단지와 구반포 지구를 포함하는 반포지구는 현재 약간 침체되어 있지만 향후 상당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재건축 예정인 반포지구의 발전을 위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우선 현대백화점 삼거리를 지역의 구심점으로 성장되어야 합니다. 백화점과 그 뒤의 거의 죽어버린 상가건물의 살리고, 이 주변에 광장, 녹지공원, 대형 주차장 혹은 고층 대형 건물을 유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구심점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중심상권을 형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주변의 상가에 까지 발전시키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반포로의 차도의 폭은 어느 정도 충분하다고 보지만, 인도의 폭을 좀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즉 도로 양쪽으로 2-3 미터 정도씩 건물을 후퇴해서 건축하면 보행자의 유동성이 커질 것입니다.

반포대교에서 현대백화점에 이르는 반포로가 너무 길다고 생각되므로 그 중간쯤 즉, 신설되는 전철역 주변이든지 학교 주변에 또 하나의 구심점이 있으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광장, 녹지, 공원, 주차장 등 어느 것도 좋습니다. 이 지역에 개방감을 부여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이 도로가 약간 폐쇄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상기의 노력의 결과, 사람들에게 ‘반포로’를 그저 통과하는 도로가 아닌 좀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주변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고, 배후지역인 반포지역주민들도 멀리 가지 않고 단지 내에서 편의시설을 이용하게 되어 편리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상권의 발달과 고급화가 함께 이루어 집니다. 궁극적으로 아파트 값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노력이 건축법과 관련이 되고, 재건축시 주민들의 용적률의 양보가 필요하고, 또한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한 주민들의 단합해야 한다는 등의 어려운 문제가 뒤따릅니다. 사실 주민들의 희생이 수반됩니다.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한 저의 의견을 적어보았습니다.

혹시 반포지역의 주민들은 조용한 것을 원하므로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가능한 논리이지만 이것은 한남동의 고급주택가나 방배동 고급빌라촌에 적용되는 이론입니다. 만일 반포 지역을 재건축할 때 용적률 50 % 정도의 고급빌라촌으로 만들고 초고가의 분양가를 책정할 수만 있다면 가능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제가 위에서 말한 구심점, 상가 활성화, 인도의 확장 등은 전혀 필요 없는 이야기입니다.

몇 가지 지역상권의 사례를 들어 부언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송파구의 올림픽 아파트는 몇 가지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만 그 단지 계획은 훌륭합니다. 주 출입구 주변에서 바로 만나게 되는 넓은 광장과 저층의 단지상가는 출입자들에게 개방감을 제공합니다. 고층의 아파트 집단은 그 뒤에 부채꼴(방사선형)으로 약간 조밀하게 위치하지만 단지 전체적으로 전혀 답답해 보이지 않습니다. 즉 단지의 출입자를 환영하는 듯한 열린 공간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J 형 상가나 출입구의 광장을 구심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치동에서는 대치역과 도곡역이 약간의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청실아파트 앞의 상가들이나 은마 후문에서 그랜드 백화점까지 이어지는 상가들 역시 인도가 상당히 넓어 보행자들에게 쾌적함을 제공합니다.

분당구 서현동에서는 당연히 지하철역이 강력한 구심점이 되면서, 역 앞의 넓은 보행광장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저는 여기서 어떤 생동하는 에너지를 느낍니다.

동부 이촌동은 특별한 구심점도 광장도 없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우리가 단지 전체를 통과하는 동안, 비슷비슷한 조그만 상가들이 거의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꼭 대형 쇼핑 몰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평탄하고 적절한 인도의 폭이 계속적인 보행을 매우 편하게 해줍니다. 이 지역도 상권이 발달된 곳 중에 하나입니다. 이마트가 없다고 불평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제가 여기서 말하는 주거지역의 인프라와 관련된 상권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사실 반포지역도 이촌동의 모델로 발전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좀 어려울 것 같아 위에서 구심점과 광장 등의 저의 의견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목동지역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만, 계획도시로서 파리공원 등의 소 공원으로 보행자들을 유도하고, 그 주변의 업무 편의 상업시설이 구심점이 되어 있습니다. 비록 서울에서 변두리에 위치한 단점은 있습니다만, 목동 단지 내에서는 정말 살기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부언하고 싶은 것은 재건축에서 용적률을 230%냐 혹은 250%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해당 지역이 발달에 따라 재 건축 후의 아파트 평당가격이 1500만원이 될 수도 있고 2000만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평당가격을 결정하는 것 중에서 지역의 발전상이나 상권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즉 상권이 발달한 곳은 위에서 보듯이 대체로 아파트 가격이 주변에 비해서 강세입니다.

제가 앞서 반포에 대해서 글을 올린 것은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상권의 모델 중에서 반포지역이 어떻게 발전하는 것이 좋으냐 등에 대하여 여러 사람의 토론이나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감정적인 리플을 접하니 당혹스럽습니다. 님께서는 마치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폄하의 글에 대하여 꼭 반발의 글을 올려야만 아파트 가격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물론 완벽한 주거지역은 서울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도시에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이상형을 제시하면서 그 모자란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도 사회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게시판에 어떤 지역의 아파트에 대한 글이 나오면 그저 ‘좋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이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요?

제 글을 읽고 공감이 가지 않으시면 그저 잊어 버리세요.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토론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글은 지난 번의 제 글에 대한 오해를 풀어드리려고 쓴 글입니다. 결코 님의 리플에 대한 반박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님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역시 과거에 님이 올린 글에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이번 토론의 주제만 집착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님은 저에게 이상하게도 관심이 많으신 것같습니다. 과거의 제가 올린 글과 이번 토론과 무슨관계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님의 태도는 익명의 토론장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더 이상의 리플은 사절합니다.

“어느 시대나 지식인들은 이룩하기 어려운 理想鄕(Utopia)을 제시하면서, 그것이 실현되지 않음에 절망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이상향이 어렵게 실현되면, 또 다른 이상향을 제시하면서 또 절망한다. 그들은 항상 절망한다. 그래도 지식인들을 우리는 미워할 수는 없다. 그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발전의…………”

‘앙드레 지드’의 말로 기억하는데 하도 오래 되어서 기억이 희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