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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본관 명품전략 A~Z는…

중앙계단 - 세월흔적 표현'라임스톤'눈길

계단높이 - 오르내리기 수월한 15cm 채택

아르마니 - 5개층 입점ㆍ블랙라벨도 개점

샹들리에 - 거장 디자이너作'화려함'강조


신세계백화점 본관 정문 앞에 도착하면 유럽풍의 고성(故城)에서나 볼 법한 중앙계단이 쇼핑객을 먼저 맞는다. 이 계단은 신세계 오너인 이명희 회장이 오픈행사에서 "아, 잘됐다"고 탄성을 자아냈던 곳이기도 하다. 명품 전문가들 역시 "명품 백화점을 표방하는 신세계 본관을 더욱 명품스럽게 표현하는 게 중앙계단"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부분이다.


중앙계단은 사실 이 회장이 신세계백화점 본관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며 선택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플라스틱, 철 등 온갖 자재를 써봤지만 외관에서 느껴지는 클래식한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결국 이 회장이 마지막 카드로 선택한 자재가 바로 이탈리아산 대리석 라임스톤이다.


라임스톤을 선택한 것은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는 질감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높이도 오르내릴 때 가장 편한 높이를 찾아내기 위해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15㎝로 최종 결정했다. 삼고초려가 아닌 다섯 번의 숙고(?) 끝에 지금의 모습을 찾아낸 것.


지난달 28일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본관에선 이처럼 '숨겨진 1㎜'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술과 명품에 조예가 깊은 이 회장의 손길이 가장 많이 묻어난 곳이라는 점도 숨겨진 1㎜를 찾는 재미를 더해준다.


세계적인 명품 '조르지오 아르마니'와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본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1층을 제외하곤 전층에 아르마니 매장이 둥지를 틀고 있다. 2층엔 아르마니 상품 중에서 가장 값비싼 블랙라벨 매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픈식엔 존 훅스 아르마니 사장도 직접 참석할 만큼 온갖 정성을 아끼지 않은 곳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 1992년 신세계가 아르마니를 유치했을 당시 이 회장이 깊이 관여했을 정도로 아르마니와는 두터운 친분 관계를 맺고 있다"며 "절제되고 튀지 않으면서도 품격 있는 아르마니의 분위기가 신세계의 이미지와 잘 맞을 뿐 아니라 이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도 아르마니를 즐겨 입고 있다"고 말했다.


1층과 2층 보이드 공간에 설치된 샹들리에 역시 숨겨진 1㎜의 비밀을 갖고 있다. 수백 개의 크리스털로 제작된 샹들리에는 가구 디자이너로 유명한 탐 딕슨이 디자인했다. 그의 작품은 보스턴 뮤지엄, 파리의 퐁피두센터, 뉴욕의 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이 샹들리에를 구성하는 수백 개의 크리스털 하나 하나를 '스와로브스키' 사가 신세계 본관을 위해 직접 특별 제작했다는 점이다. 여기엔 헬무트 슈바로브스키 회장이 3개월 전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신세계 경영진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는 후문도 담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