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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1년… 화성 동탄 ‘고요한 신도시’
매일경제





#1. “호재도 많은 신도시인데 분위기는 영 아니네요. 입주장치고 너무 조용합니다.

” 동탄신도시가 조성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 일대에서 중개업소를 해왔다는 A씨. 입주가 한창 진행중인 신도시답지 않게 기대에 못 미치는 분위기 때문에 마음이 심란하기만 하다.


#2. “지금껏 매매 계약서 한 장도 제대로 못 쓴 중개업소들도 있어요. 일주일째 전세 계약도 못 쓰면 버틸 수가 없죠.” 시범단지내 중개업자 B씨는 거래가 힘든 만큼 임대료를 못내 문을 닫는 중개업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2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입주 테이프를 끊었던 화성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입주를 시작한 지 벌써 1년여가 흘렀다.

지난해 6월 분당급신도시로 동탄2신도시가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신도시 후광효과는 커녕 지리한 약세장만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매매 거래 ‘한산’… 하락세 아직 진행中


시범단지내 한 중개업소.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깎으려는 매수자와 이를 설득하는 중개업자간의 실랑이가 한창이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실제 거래는 시세보다 더 낮은 가격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가 진행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06년 말부터 2007년초까지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화성시 동탄1신도시 집값은 여전히 찬바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탄1신도시 시범단지 매매가격은 3.3㎡(1평)당 가격으로 보면 최고 1400만~1500만원이던 가격이 현재는 평균 1300만원 수준으로 내려와있다.



동탄1번지공인 관계자는 “고점 대비 5000만원 정도 하락했다”며 “대선 이후 최근 이사철까지 더해지면서 급매물이 소진되고는 있지만 가격 회복은 더딘 상태”라고 말했다.


시범단지내에서 센트럴파크 조망권 때문에 시세가 가장 높은 시범다은월드반도 35B평형의 경우 지난해 5월 입주 당시 4억7000만~5억원 선이었으나 동탄2신도시 발표 이후 3000만~4000만원 가량 뚝 떨어졌다.

이후 다소 회복해 현재는 4억6000만~5억3000만원 선. 시범한빛현대아이파크 34평형은 4억~4억5000만원선에 시세를 형성중이다.


이 같은 약세는 지난해 초 6600여 가구의 시범단지 입주에 이어 작년 9월말부터 5700여 가구에 이르는 2차(1단계 단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동탄신도시 아파트값이 일시적인 입주 쇼크를 맞았던 데 첫번째 원인이 있다.

여기에 동탄2신도시가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탄신도시는 매수세가 끊긴 채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 발표전 분양가대비 2억5000만원까지 형성됐던 프리미엄이 지금은 2억원선이다.



‘대출규제 + 양도세’ 최대 걸림돌

거래도 거의 뜸한 상태다.

중개업자들은 대출규제와 세금 부담 등이 거래에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공인 관계자는 “급한 사람들만 매물을 내놓을 뿐 대부분 비과세 요건을 채우려고 하니 매물도 많지 않다”며 “매도자들은 50%나 되는 무거운 양도세 부담 때문에 섣불리 팔 엄두도 못내는 난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1주택자들은 양도세를 덜기 위해 우선 3년은 보유하겠다는 생각이고, 2주택 이상인 경우 분양가보다 2배 가까이 올라 양도차익에 따른 세금이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


막상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은 자금에서 제동이 걸린다.

동탄신미주공인 관계자는 “매수인이 대출을 승계하려고 해도 DTI규제 때문에 못하는 실정이니 거래가 될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대출규제와 양도세 부담 등으로 매도, 매수자의 손발이 묶여있어 사실상 거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호가를 낮춘 매물들이 간간이 나와 있긴 하지만 거래가 좀처럼 성사되기 힘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황금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시장 활성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 2단계 지구는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시범단지에 이어 작년 9월 두번째로 입주를 시작한 이 곳은 비교적 거래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동탄우림공인 관계자는 “단지별로 7~8건 나와있었다가 거의 소진된 상태”라며 “주변 지역 등에서 매수문의가 꾸준한 편이어서 급매물이 속속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폐업 중개업소도 속속 증가

이에 따라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늘고 있다.

동탄1번지공인 관계자는 “동탄신도시 내에만 300여 곳의 중개업소가 있는데 거래는 많지 않으니 버틸 수가 없다”며 “무엇보다 비싼 임대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동탄신도시내 단지내상가 중개업소의 경우 보증금 7000만~1억원에 임대료가 500 만~600만원에 달한다.

또다른 중개업소에서도 “그나마 단지내상가는 전월세 계약이라도 하니 타격이 덜한 편"이라며 "근린상가들이나 외곽에 있는 중개업소들은 거의 문을 닫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단속까지 심해지면서 과거 동탄신도시 진입로에 즐비했던 수십개의 중개업소들은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공사 소음, 학교 부족… 아직은 ‘열악한’ 주거여건

여전히 부족한 기반시설과 불편한 주거 환경은 가격 상승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직도 아파트 주변 도로에 커다란 공사 차량들이 왔다갔다하니 아이들을 맘놓고 내보낼 수도 없고 집안에서는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어요.”아파트 입주 후에도 주변에서 계속 공사와 입주가 진행중이다보니 실제 생활하는 데 불편이 많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말이다.

입주한 주민들이 사는 가운데 공사 차량들은 계속 몰려들고 상가 분양이나 개업 행사를 하는 사람들이 도로를 ‘불법 점령’하는 일도 흔하다.

초반보다는 다소 덜하지만 각종 분양 홍보시설물과 호객 행위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가 턱없이 부족한 것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가장 큰 난제다.

아파트 입주가 올해 말이면 완료되는 것과는 달리 교육시설은 거의 미비한 수준이기 때문. 시범단지 내에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 1곳만이 있고 고등학교는 아예 없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려면 계획적으로 조성되는 신도시라고 하기가 무색한 실정이다.

대중교통이 여전이 불편한 것도 큰 약점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병점역이 있지만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동탄1번지공인 관계자는 “용인은 투자자 비중이 높아 가격 하락폭이 컸지만 동탄신도시는 실수요가 더 많은 만큼 가격을 지탱하는 힘이 있다”며 “인근에 삼성반도체 공장 관계자들만해도 3만여명이 넘어 충분한 수요 창출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