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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강북 집값 안정대책 이후 (기사펌)
파이낸셜뉴스 2008-04-13 17:06:00


“지금까지 나온 대책보다 새로운 내용은 없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 같습니다. 다만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 올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정부가 내놓은 서울 강북 집값 안정대책에 대한 해당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주택거래신고제 지정, 세무조사 등은 집값이 오를 때 나오는 단골메뉴이기 때문에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강북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노원구 아파트 시장은 정부 대책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으로 매수 문의가 크게 줄어들고 상승세도 일단 멈췄다.

노원구 상계동 삼정부동산 이청식 대표는 “그동안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호가가 많이 올랐으나 거래신고 지역으로 지정된다는 소식에 외지인들의 발길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지난달부터 정부의 가격 담합조사가 이뤄지고 있던 데다 세무조사까지 겹쳐 매수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다만 이미 집주인들이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매물을 많이 회수한 상태여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부의 세무조사 등의 영향으로 호가 상승세는 주춤하겠지만 매수세가 완전히 끊기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계동 청솔부동산 차준현 대표도 “정부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토요일에도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줄기는 했으나 이어졌다”며 “정부 대책으로 가격 거품이 조금은 가라앉겠지만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형 평수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데다 경전철 건설 등 호재가 겹쳐 있는 만큼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과 인접해 있는 경기도 의정부, 남양주시 등 북부지역도 관망 분위기로 돌아섰다. 의정부 금오동 아이파크아파트 인근 I공인 관계자는 “거래 활성화시키겠다고 하더니 실망스럽다”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니까 당분간 거래가 더 안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시적으로는 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원래부터 수요에 비해 매물이 없기 때문에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근 J공인 관계자도 “이 지역은 워낙 저평가돼 있는 데다 실수요자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어 잠시 위축될 수는 있어도 추세를 꺾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비해 경기도 성남 분당 등 일명 버블세븐 지역은 여전히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분당 죽전동 G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서울 강북, 경기 북부지역 분위기와는 딴 세상”라며 “집값이 계속 내리고 있어 리모델링을 기대한 일부 소형 아파트에 대해 문의만 가끔 올 뿐 거래도 없다”고 말했다.

용인 주택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시세보다 3000만원 이상 싼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문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특히 신봉동에서 지난 8일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지난 수개월 동안 분양물량이 없었음에도 방문객이 적어 썰렁한 분위기다.

용인 신봉동 D공인 관계자는 “이번에 분양하는 단지가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도 용인지역 주민들은 광교신도시에서 나오는 상한제 아파트를 기다리느라 관심이 많지 않다”면서 “더구나 자기가 사는 옆 동에 급매물이 나와도 사람들이 집이 안 팔려 갈아타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