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인터넷 부동산 매물등록 제한 갈등 증폭
경향신문 2008-03-19 03:16:00



ㆍ정보업체 “정보관리 위해 1사 200개 이하로”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놓는 부동산 매물의 개수를 제한하는 제도(매물등록 총량제) 도입을 둘러싸고 부동산 정보업체와 중개업소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측은 ‘미끼 상품’ 등 허위매물의 문제점이 많아 매물 등록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개업소들은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담합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매물등록 총량제는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에 허위매물이 게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100~200개의 매물만 올리도록 하는 제도다.

18일 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부동산114·닥터아파트·부동산뱅크 등 6개 부동산 정보업체는 지난 15일부터 중개업소의 등록 매물 건수를 제한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일선 중개업소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업체들을 담합행위로 고발하면서 맞서고 있다.

협회 측 관계자는 “인터넷 매물 정보를 보고 연락을 하면 이미 팔렸다거나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 등 ‘미끼 상품’을 내거는 경우가 많았다”며 매물 건수 제한 이유를 밝혔다. 또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지만 담합 등 문제가 불거져 6개 업체가 공동으로 관리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제도 도입의 단초는 새 정부가 제공했다. 인터넷에 오르는 허위 매물들이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것이 새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달 1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부동산114 등 인터넷 정보업체와의 간담회에서 “인터넷 허위정보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해치는 주범인 만큼 중개업자 면허취소 등 처벌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다급해진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허위정보 대응책으로 총량제 도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서울과 지방, 도심과 신도시 등 입지에 따라 매물정보의 수가 천차만별인 데도 일괄적으로 등록 매물의 개수를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국민제안센터를 통해 제보받았다는 인수위 측의 말 한마디에 사전준비도 없이 일방적으로 매물총량제를 도입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들은 매물이 가짜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이 허위 매물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부 중개업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동산 정보업체를 담합행위로 신고하는 등 집단반발에 나선 상태다. 아이디 닉스는 “등록 매물수를 줄여 허위 매물을 줄이겠다는 발상인데 물리적으로 양이 줄어들진 몰라도 진짜 매물이 자취를 감취고 허위 매물로 도배될 수도 있다”면서 “손해배상이라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한 해에 수십만명씩에게 자격증을 주는 공인중개사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개업소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불법 또는 편법 행위도 심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개업자들은 “정부가 공인중개사 수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않아 문제를 만들어 놓고 책임을 거꾸로 중개업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정유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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