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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 등 품귀현상…전세값이 불안하다


한동안 잠잠했던 전세시장이 서울 강남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11·15 대책 이후 비수기가 겹쳐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매매시장과 반대로 겨울방학 이사철을 맞아 슬금슬금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직 다른 지역까지 영향은 미치지 않고 있지만 ‘강남발 불안심리’가 내년 봄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남 일부 상승세=매년 겨울방학 이사철에 학군·학원 수요자의 유입이 많았던 강남지역 전세시장은 아직은 동요하는 기미는 없다. 이는 지난 추석 이후 집값이 급등하자 일찌감치 계약을 맺어 전셋집을 확보한 세입자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세 수요가 많은 강남·서초구 일부 지역에선 조금씩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른 곳도 있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45평의 경우 전셋값이 한달여 전보다 5천만원가량 올라 8억2천5백만원 안팎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도곡동 도곡렉슬 26평과 33평도 10월 말보다 2천만~3천5백만원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겨울방학 이사철인 것도 있지만 집주인들이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강남구의 경우 전셋값 주간 상승률은 최근 0.34%까지 껑충 뛰어 11·15대책 발표 직후(0.14%)보다 2.5배나 올랐다. 잠시 주춤했던 전셋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송파구는 11월 중순 이후 꾸준히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달 28일 입주하는 잠실동 레이크팰리스(잠실주공 4단지 재건축) 2,678가구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주변 아파트 전셋값은 안정세가 뚜렷하다. 레이크팰리스는 26평형이 2억3천만~2억5천만원, 34평은 3억5천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강북권 전세시장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상계동 불암현대 33평은 1억6천만원대, 금호동 금호삼성래미안 23평은 1억7천만원으로 한달전 전셋값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상계동 ㄷ공인 관계자는 “전세 물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겨울이다보니 전셋집을 구하는 세입자도 많지 않다”며 “그러나 내년 봄 강남권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경우 강북지역 전셋값이 다시 들썩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봄 이사철이 관건=내년 서울 지역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크게 적다는 게 최대변수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내년 입주할 예정 아파트가 3만6천여가구로 올해(4만6천여가구)에 비해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내년 상반기 입주량(1만3천여가구)이 올해 상반기(2만2천여가구)보다 40%가량 감소해 공급난이 우려된다.

또 내년부터 크게 늘어나는 부동산 관련 세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올해 중·소형 아파트값이 크게 올라 세입자들이 집을 구입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도 문제다. 전세 물량이 감소하면 당연히 전셋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쌍춘년을 맞아 결혼을 앞당긴 예비 신혼부부가 많기 때문에 내년 전세난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봄 이사철이 1년 중 가장 전세 수요가 많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이들은 미리 서두르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은 “통상적으로 봄 이사철에 전셋값이 가장 많이 뛴다”면서 “계획이 있다면 한두달 앞서 서두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