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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4일 (목) 05:30 조선일보

[뉴스 블로그] 제 앞으로 집이 있다고요?

회사원 오모(37)씨는 며칠 전 아버지의 ‘한 말씀’을 듣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버지가 “사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을 6년 전 네 이름으로 옮겨 놓았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얼핏 들으면 춤추고 박수 치고 싶을 것이라 생각하시겠지만, 오씨의 경우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내년부터 1가구 2주택 이상의 경우 집을 팔 때 양도 차익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김포의 32평 아파트에 사는 오씨는 ‘1가구 1주택’이라고 안심하고 있다가 뜻하지 않게 2주택자가 된 것이지요.

오씨는 결국 김포 아파트를 시세보다 2000만원 싼 급매물로 지난 11일 내놓았습니다. 인근 신도시 덕분에 1억5000만원의 차익이 가능해진 이 아파트를 내년 이후에 팔면 7500만원이나 세금으로 내야 하니, 싸게라도 지금 파는 게 남는다는 계산이지요.

서울 마포에 사는 김모(38)씨는 지난 11월 말에야 부인(36)으로부터 “사실 친정 아버지가 주신 아파트가 있다”는 ‘고백’을 듣고 절세 전략 짜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A씨, 경기 용인에 사는 B씨는 각각 전북 고흥·강원도 평창에 있는 농가주택을 얼마 전 철거했습니다. 상속 받은 후 빈집으로 놔두었던 이 주택이 혹시라도 1가구 2주택의 족쇄가 될까 걱정했기 때문이지요.

요사이 부동산 상담업체에는 ‘양도세 폭탄’을 앞두고 “부모님이 집을 주시는 바람에 고민”이라는 식의, 갖가지 사연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양도세를 잔뜩 매기면 과연 집값이 잡히긴 잡힐까요? 전문가 5명에게 물어보니 4명이 “올해 말까지야 급매물이 좀 나오겠지만, 내년부터는 양도세 증가분까지 가격에 얹혀져 오히려 집값을 밀어올릴 수도 있다”고 전망하더군요. 울고 웃는 양도세 풍속도. 집값 안정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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