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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집값거품' 부추기는 정부

[매일경제 2006-11-21 22:02]



부동산값이 급등해서 온 국민이 울상이다.
정부는 분당 등 일부 지역 집값에 20~30%씩 거품이 끼어 있다며 경고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거품 신호'를 보내던 정부가 최근 리모델링 규제를 완화해 분당 등 일부 지역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

최근 건설교통부는 입주 후 20년이 지나야 가능하던 리모델링을 입주 후 15년이 지나도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분당 등 1기 신도시 나이가 15세에 가까워지고 있던 시점에 나온 이 같은 규제 완화는 이들 지역 집값을 끌어올렸다.

분당에서는 입주가 빨랐던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집값이 올랐으며 20평형대 안팎 일부 소형 평형도 호가가 5000만원 이상 뛰었다.

분당 중개업소들은 "리모델링을 하면 전용면적 기준으로 30% 정도 평형을 넓힐 수 있다"며 매수를 적극 권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정부가 리모델링을 권장하는 까닭은 집값 안정이다. 재건축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고 리모델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분당 등 1기 신도시들은 애초부터 재건축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200% 안팎에 이르는 용적률 상향 조정이 힘들어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권 낡은 아파트들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리모델링에 별 관심이 없다. 최근 집값 상승에 만족한 강남권 주민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기다리며 더욱 리모델링을 기피하는 모습이다.

결국 최근 정부의 리모델링 규제 완화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분당 등 일부 지역 집값만 끌어올린 셈이다.

물론 정부 규제 완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 스스로 집값에 20% 정도 거품이 끼었다고 지적한 분당 집값을 끌어올리는 데 정부가 일조했다는 게 유감이다.

[부동산부 = 김인수 기자 ecoki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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