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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양도세 완화… '부동산 규제폭탄' 칼질
조선일보 12/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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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적 부동산정책을 내세운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세금 폭탄’, ‘규제 폭탄’으로 일관했던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차기 정부가 세제와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하겠지만 지방 미분양 급증과 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시장은 지금의 안정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주택자에 한해 양도세·종부세 완화=이명박 당선자는 장기 보유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양도소득세 감면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관련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실제 거주하는 1가구 1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감면해 준다는 방침이다.

양도세의 경우 보유기간이 길면 세금 감면 혜택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연분연승법 과세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현재는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양도 차익에 대해 누진과세(9~36%)를 하고 있다.

연분연승법은 양도 차익을 보유기간으로 나눈 금액에 대해 세율을 적용한다.

가령 10년 전에 5억원에 산 주택을 10억원에 팔 경우 현재는 양도 차익 5억원에 대해 9~36%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연분연승법을 적용할 경우 양도 차익 5억원을 보유연수 10년으로 나눈 5000만원에 대해 세율을 적용한 다음 다시 보유연수를 곱한 금액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다(多)주택자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이 배제될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신도시 개발 재검토=이명박 당선자는 서울시장 시절 강북 뉴타운을 주도하는 대신 신도시 개발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실제 그는 “용적률 상향 조정, 도심 재개발 등을 통하여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용적률은 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로 용적률이 상향 조정되면 그만큼 집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다.


때문에 이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규제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는 대선 직후인 20일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2000만~3000만원씩 추가로 올리고 있다.

현재 재건축은 층고·용적률 규제는 물론 소형평형의무제·후분양제·임대주택의무제 등 각종 규제가 가해지고 있다.

하지만 규제가 통·폐합될 가능성은 있지만 일시에 완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재건축·재개발 개발 이익 차익을 서민주택 공급 재원으로 활용한다”, “용적률 완화를 통해 서민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재건축의 용적률 규제가 완화돼도 임대주택을 더 짓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자는 신도시 개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김포·파주·광교·송파신도시 등이 보상이 끝나고 착공 단계이기 때문에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다만 분양시점은 교통망 대책과 일자리 마련 대책 등 보완책이 마련된 이후로 일부 연기될 수 있다.



◆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해 매년 12만호 공급=이 당선자의 공약 중 가장 구체적인 게 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이다.

‘신혼부부 주택마련청약저축’(가칭)에 가입한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신혼부부에게 65㎡ 및 80㎡ 이하의 임대·분양주택을 준다는 공약이다.

분양 주택은 입주금 3000만~5000만원을 내고 장기 저리의 융자금(1억200~1억4040만원)에 대해 월 40만~55만원씩 30년 동안 상환하도록 할 계획이다.

공약에 따르면 신혼부부용 주택이 연간 12만 가구씩 공급되는데 택지는 재개발·재건축 용적률을 10% 상향 조정하고 도시 주변의 주거용지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혼부부 주택에 입주하게 되면 10년간 전매 제한을 받는다.

다만 자녀가 두 명일 경우에는 5년, 3명이 되면 3년 동안 전매 제한을 받도록 한다.



◆규제 완화는 부동산가격 급락을 막는 정도=차기 정부가 규제 완화를 본격화한다고 해도 10만 가구를 넘어선 미분양 주택, 금리 상승,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정부가 규제 완화를 한다고 해도 금리 상승, 공급물량 증가로 인해 급격한 침체를 피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대운하 계획의 수혜를 보는 지방의 토지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차학봉 기자 hbch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