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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광역개발로 난개발 막아야

4/21 08:05 [매일경제] ◆꼬인 부동산 이렇게 풀자 / (5) 역세권 개발◆

서울시내 역세권 개발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 모두 역세권을 고밀도로 개발해 직주근접형 주거 공급을 늘린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수요가 있는 곳에 적절한 공급을 한다는 취지다. 특히 서울시는 최근 역세권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주거지에 소규모 고밀 개발을 통해 시프트(장기전세주택)를 공급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역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역세권 개발이란 =

서울시는 최근 전철역 반경 500ｍ 이내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주거지역에서 시프트 1만가구와 일반분양 3만가구 등 4만가구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용도지역을 상향 조정해 주고 민간사업자에게 최대 500%까지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되 용적률 증가분의 60%에 해당하는 만큼 시프트를 공급한다는 게 서울시 계획의 요지다.

방법론상 차이는 있지만 정부 역시 역세권 개발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 서울시처럼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단계는 아니다. 서울시 구상은 5000㎡ 안팎의 소규모 개별 개발이지만 국토해양부는 역세권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해 20만㎡ 정도 규모로 광역개발 하자는 입장이다.

◆ 역세권 부동산 가격 상승 =

서울시의 역세권 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후 해당 지역에서는 아파트 호가가 급등하고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벌써부터 부동산 가격 불안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뉴타운 추가 지정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오히려 뉴타운이 아닌 기존 역세권에 대한 개발은 한층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가세했다.

현재 서울시 구상대로 역세권 개발이 추진될 수 있는 대표적 지역으로는 대흥역, 개봉역, 구의역, 신림역, 미아삼거리역, 영등포구청역, 상도역, 서울대 입구역, 봉천역, 성북역, 어린이 대공원역 등이 꼽힌다.

봉천역 인근에 위치한 세계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작년 말 매물로 나온 아파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역세권 개발 발표 이후 다시 회수됐다"고 말했다.

봉천역 인근 두산아파트 79㎡는 지난해 말 3억4000만~3억5000만원에서 4월 중순 현재 4억원대로, 벽산 79㎡도 같은 기간 2억6000만~2억7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까지 각각 올랐다.

상도역 인근은 지분 33㎡ 신축 빌라가 3.3㎡당 2500만원 전후다. 연말ㆍ연초보다 10% 정도 가격이 올랐다.

성북역 인근도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르고 매물도 귀한 편. 역 주변 지분 26.4㎡ 다세대는 3.3㎡당 2500만~3000만원 선으로 연초보다 300만~500만원 뛰었다.



◆ 광역개발 필요 =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택지비가 이미 많이 올라 저렴한 장기임대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민간사업자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중대형 가구를 늘리고 학교 공원 등 기반ㆍ상업시설도 지금보다 한층 보강해야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투기 차단과 알박기 근절 등 땅값 상승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사전적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용적률 상향으로 인해 지분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을 것"이라며 "개발 가능한 땅이 과연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사업허가나 건축허가 뒤 용도 변경을 해주는 데다 상한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투기 바람이 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거래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며 예의 주시하다 필요하면 바로 투기 방지 대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난개발을 막고 수익성을 올리려면 광역개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역세권 전체를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해 고밀ㆍ복합개발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지 규모가 작고 땅값이 비싼 데다 분양가상한제 적용까지 받으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받아도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광역ㆍ복합개발로 어느 정도 수익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면 민간사업자 참여를 유도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역세권 전체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다면 실질적 뉴타운이나 다름없게 돼 시장이 더 요동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건설사에 수용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