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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프리미엄]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한영외고 캠퍼스는 활기가 넘쳤다.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고 발걸음도 가벼웠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이 학교 장두수(53) 교장의 의지가 학교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것 같았다. 장 교장은 2005년 2월 교장에 취임했다.


-교육 목표는.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엘리트를 키워내는 것이다."


-학교를 소개하면.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외고 중에서 국내의 명문대학과 외국의 유명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학교다. 또한 미국의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외국의 유명대학 입시 관계자들이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학교이기도 하다. 개교 이래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내세워 신흥 명문고로 자리 잡았다."


-최근 한영외고를 방문한 외국 학교는.

"지난 5월 일본 리쯔메이칸대학 관계자들이 학교를 찾아와 입학설명회를 열었다. 리쯔메이칸 대학은 일본에서 취업률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위권 대학이다."


-어떤 인재를 키우나.

"건강하고 성실하며 노력하는 국제적인 인간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솔선수범하고 실천궁행(實踐躬行·자기 몸으로 실제로 이행함)하는 지도자를 많이 양성하려 한다."


-학교가 쾌적한 데.

"숲이 많아 자연환경이 좋다. 학교 옆 산에 3㎞ 정도의 산책코스도 있다. 이 산책로 등에서 야외수업도 많이 한다."


-학교 분위기는.

"외고 중 가장 자유로울 것이다. 자기 개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있다. 두발.복장 등을 학생 자체적으로 결정한다."(학교 관계자는 장 교장 취임 후 자율적 분위기가 더 커졌다고 귀띔했다.)


-완전 방임인가.

"그렇지는 않다. 지도자로 자랄 학생들에게 고교 때부터 자율적인 가치관을 심어주고 싶어서다. 완전 방임을 막기 위해 선도점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7점 이상 받은 학생은 나흘간 학교 식당 등에서 봉사를 해야 한다."


-글로벌 인재로 크기 위해서는 인성이 중요한 데.

"매년 5월 말 외부에서 2박3일간 체육대회를 연다. 이 외부 체육대회를 통해 공동체 훈련을 한다. 책임감도 불어넣는다. 과별로 문화제를 열어 학생 개인의 재능 발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선후배 유대감은.

"끈끈하다. 선배들이 나서서 후배들의 동아리 공연장도 섭외해주고 체육대회 등에 와서 강연도 한다."


-방학 중 학생들의 특별 활동은.

"1,2학년 때 국·내외 각 1회씩 체험여행을 의무적으로 해야한다. 학생들끼리 조를 짠 뒤 주제와 시기를 정해 1~3주 여행한다. 협동심을 기르고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150명의 학생이 유럽·중국·일본 등을 다녀왔다."


-학습 동기 유발은.

"외고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쟁체제를 만들지 않으면 학생들이 나태해질 수 있다.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도록 유도한다."


-올해 입시는 어떤가.

"올해 입시는 지난해 수준이다. 창의사고력과 영어 두 가지 다 잘해야 한다. 일반전형 영어 듣기에서 문장이 긴 지문은 내지 않겠다."


-기숙사는.

"기숙사는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스쿨버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분당 등으로 멀리 스쿨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도덕성이 없는 한 재능과 꿈은 소용이 없다는 것이 장 교장의 생각이다. 글로벌 시대엔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만큼 엄격한 도덕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장 교장은"이런 믿음으로 정의감과 도덕성을 갖춘 성실하게 노력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분당까지 스쿨버스 14대 운행 "영어·불어·중국어 등 6개 언어 전공"


한영학원(1933)을 모태로 1990년 설립된 이 학교는 올해 총 350명을 뽑는다.


교육과정은 3개 과 6 전공. 동양어과는 중국어(2학급).일본어(1학급), 서양어과는 독일어(2학급)·프랑스어(1학급)·스페인어(2학급), 국제어과는 영어(2학급)가 있다. 2007학년도에는 스페인어과(70명)가 신설된다.


2003~2006학년도에 매년 졸업생의 80% 이상이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지역 유명 대학)를 비롯해 국내·외 명문대에 진학했다.


유학반은 그동안 희망자에 한해 학년별로 1학급씩 운영했으나, 올해 1학년부터 70명을 별도 선발했다. 정규 교과 수업 후 오후 10시까지 SAT(미국 대학 수능 시험).AP(대학 학점 선이수 제도) 등 유학에 필요한 시험을 준비한다. 물리.화학.경제학 등 9개 AP 과목이 개설돼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설 학원처럼 국어·영어·수학·전공어 중 취약한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보충할 수 있다.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자율학 습을 한다. 전교생의 3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이 학교 김상운 홍보기획부장은"담임 교사가 일일이 관리해 독서실보다 학습 환경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악회나 문화체험·봉사활동 등을 통해 인성교육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장애시설이나 양로원 등 한 학년에 20시간 이상 봉사 활동을 이수해야 한다.


학교 측은 교사들의 해외 활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 부장은"교사들이 외국 명문 대학의 교육 환경을 직접 접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영국·호주·캐나다 등 외국의 고교와 자매결연해 교류하고 있다.


일본 무사시(武藏)고교와는 매년 2명씩 학생을 교환하고 있다. 기숙사는 운영하지 않는다. 강남·분당 일대에서 학원까지 오가는 14대의 스쿨버스를 운영 중이다. 동아리는 봉사·과학탐구 등모두 18개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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