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동네에 20년가량 된 아파트가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대단지인 데다가 이른바 역세권이어서
꾸준히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최근에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욱 가격이 오르고 있죠.
그런데 앞으로 재건축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진다는
객관적인 보도 앞에서도 적잖은 사람들은
재건축 = 대박이라는 환상으로 이 아파트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꾸준히 분양가가 오르고
서울의 아파트 값이 오를 만큼 올라서
과거 강남의 재건축이 이룩한 대박이 어려울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낙관주의로 투자를 하고 있는 거죠.
제가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30여평 아파트의 실내 여건은 좋지 않습니다.
층간소음이 심해서 특별히 예민하지 않아도
위층에서 걸어 다니는 소리까지 생생히 들립니다.
그 집은 그나마 위층에 신혼부부가 살아서 밤에만 들린다지만,
만일 위에 어린아이들이 많은 집이었다면
실내 거주 환경은 그만큼 열악해졌을 겁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사람들은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
얼마나 이 아파트가 노후하고 문제가 많은지 설명합니다.
재건축 이야기나 나오기 전까지는 옛날에 지은 아파트는 층간소음이 약하다,
튼튼하다, 몇 십 년도 끄떡없다고 외치다가,
막상 재건축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말을 바꾸니
그야말로 요지경입니다.
만일 재건축이 취소되면 스스로에게 퍼부었던
자기비하를 어떻게 책임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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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6/09/19 | 조회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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