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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층 아파트 개발 허용하라"
서울시 구청장들 관계부처 건의
"강남 집값도 잡고 도심토지 효율적 활용"
"또다른 투기 부채질" 반대론 만만찮아


[조선일보 유하룡 기자]

‘8·31부동산 대책’을 앞두고 강남 집값 안정의 해법으로 도심지역의 초고층, 고밀개발론이 공식 제기됐다. 정부는 올해 초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에 제동을 걸었던 적이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청장 모임인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급등한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도심지역에 60~70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 개발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독자적인 건의문을 채택, 관련부처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협의회는 이미 총리실,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등 해당 부처 관계자들에게 건의안의 취지와 내용 설명을 끝냈다.


협의회는 건의문에서 “강남 집값 해법은 결국 강북 뉴타운 개발과 강남 재건축 허용을 통한 공급 확대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강북 뉴타운을 통해 85만가구, 강남 재건축으로 15만가구, 지방 대도시에 100만가구만 건설하면 집값은 10~30%쯤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택공급 방안으로는 기존 도심과 강남의 초고층 개발을 제시했다. 최대 250%인 주거지역 용적률을 더 높이지 않아도 40층 안팎의 고층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 용적률이 높은 도심 내 상업지역에선 70~80층까지 올릴 수도 있다는 게 협의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남구청 정종학 주택과장은 “초고층은 쾌적성과 효율적 자원활용 등 장점이 많다”면서 “용적률을 손대지 않기 때문에 과밀 개발 우려도 적다”고 말했다.


초고층은 건물을 홀쭉하게 높게 올리기 때문에 지상 공간의 면적이 넓어진다. 예컨대 70층 이상 올리면 건물과 건물 사이의 동간 거리를 280ｍ 이상 확보해 쾌적성과 개방감이 뛰어나고, 통풍에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단국대 김영하 교수는 “주차장을 100% 지하로 돌리면 지상에는 친수(親水) 공간과 공원을 만들 수가 있고, 도로 폭도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주거복합 형태로 개발하면 업무시설, 학원, 쇼핑센터, 커뮤니티시설 등을 모두 넣을 수 있어 자족형 ‘미니타운’이 될 수 있다는 것.


권문용 강남구청장은 “강북 뉴타운의 경우,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면 사업속도도 빨라지고, 환경개선 효과가 높아 강남에 버금가는 주거지가 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강남 대체 신도시 개발보다 속도도 빠르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 내에선 아직까지 반대의견이 지배적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초고층 건설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문제를 해소하기 어렵고, 자칫 투기만 부추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여기에 초고층은 많은 개발사업비가 투자된다는 점에서 자칫 분양가 상승을 촉발시켜 집값 안정에 역행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