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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들이 리모델링 유망 후보지로 꼽는 곳은?
단연 서울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등 강남 4개 구와 용산구 동부이촌동 등지다. 이들 지역은 새 아파트와 중고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크고 주민들의 경제적인 수준이 높아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건축비나 이주비에 대한 부담을 비교적 덜 느껴 사업추진이 왕성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건이 다 충족된다고 해도 아파트의 용적률이 너무 높을 경우 리모델링 대상이 될 수 없다. 서울시는 종세분화 계획을 통해 2종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00%, 3종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최대 2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3종일반주거지역에 속한 아파트의 현재 용적률이 230%라면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큰 재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 평수가 늘어나는 것은 고사하고 지하주차장도 확보하지 못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아파트를 고른다면 해당 지역이 몇 종 주거지역인지, 또 선택하려는 아파트의 용적률과 법적 허용 용적률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덧붙여 평형 구성이 다양한 아파트보다는 단일 평형의 아파트가 사업하기 수월하다.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비슷해 의견일치가 쉽고 그만큼 사업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사업이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지역은 서울 서초구다. 오는 9월 방배동 삼호아파트 14동이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며 방배동 궁전, 삼익, 신동아아파트와 잠원동의 여러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층 아파트 리모델링의 첫 사례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호아파트 14동은 평형 늘리기인 ‘증축’ 리모델링의 첫 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53평형에서 62.89평으로 넓어진 이 아파트는 이름도 ‘래미안 방배 에버뉴’로 바뀌었다.

2002년 6월 시공사 선정 당시 이 아파트의 평균시세는 5억3,000만원. 62.89평으로 약 10평 늘어난 현재 매매가는 12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거래가 많지 않아 호가와 거래가의 차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건축비와 금융비 등을 감안해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촌동 빌라ㆍ타워맨션, 둔촌동 현대 ‘주목’ 2007년 1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 중인 궁전아파트는 기존 31ㆍ39ㆍ51평형이 35ㆍ45ㆍ55평형으로 넓어진다. 기존 31평형을 기준으로 약 1억원 가량의 건축비가 발생했으며 현재 시세는 일반 층을 기준으로 약 5억5,000만원선이다. 잠원동에서는 신반포25차의 사업속도가 가장 빠르다. 169가구 모두 35평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40평대의 현대아이파크로 거듭날 예정이다. 현재 건축심의를 통과한 상태로 시세는 7억5,000만~7억7,000만원선. 올 상반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주변 단지들에 비해서는 높지 않은 가격대이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도곡동 동신, 삼호, 암구정동 현대5차, 미성, 한양, 일원동의 개포한신 등이 리모델링사업을 추진ㆍ검토 중에 있다. 이 가운데 개포한신을 제외한 단지들은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을 검토하며 사업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증축 제한 범위가 없어질 경우 본격적인 사업 재검토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개포한신의 경우 현재 건축심의를 준비하고 있으며 하반기 심의를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공은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현재 27ㆍ34평형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 34ㆍ42평형으로 넓힐 계획이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약 1억~1억2,000만원의 건축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는 로얄아파트의 사업속도가 가장 빠르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이 단지는 47평형이 57평형으로, 57평형이 67평형으로 각각 10평씩 넓어진다. 지난해 공사를 시작한 이후 가격이 빠르게 상승해 건축비를 제외한 47평형의 시세가 9억 원을 웃돌고 있다. 한편 이촌동 초입의 수정아파트, 빌라맨션, 타워맨션 등도 리모델링을 위한 우선협상시공사를 선정한 후 사업논의를 활발히 벌이고 있다. 특히 빌라ㆍ타워맨션은 모두 대형 평수로 구성된 단지여서 리모델링으로 인한 투자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워커힐아파트 또한 증축면적 규제가 없어진 덕을 톡톡히 볼 만한 단지다. 576가구 전체가 56~77평형의 대형 평수이기 때문. 현재 삼성물산, GS건설 등을 대상으로 시공사를 선정 중이며 가장 인기가 높은 57평형의 현재 시세는 약 13억원선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현대1차, 송파구 풍납동의 미성 등도 눈여겨볼 만한 단지다. 둔촌동 현대는 498세대 모두 32평형 단일 평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리모델링을 통해 40평형대로 넓어질 예정이다. 지난 7월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시세는 3,000만원 정도 뛰어올라 4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건축비는 약 1억2,000만원선일 것으로 예상 된다. 풍납동 미성아파트는 현재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 사업성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이 아직 분분한 상태지만 이번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사업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시공사 선정 이후 매도 호가가 올라 37평의 현재 시세는 약 4억2,000만원선이다.

이시정·부동산칼럼니스트 saeh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