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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보다 강남이 유망..

김학권 사장
내년 3월 초 결혼하는 직장인 김 모씨(29)는 요즘 고민이다. 약혼자 직장 근처인 남양주 덕소에서 소형 아파트를 매수할지, 전세를 구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는 '내년 집값이 더 떨어진다고 하니까 집을 사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행여 다시 오르면 낭패인데…'라며 노심초사한다.

요즘 김씨 같은 이들이 많다. 잡을 사려니 겁이 나고, 사지 않으려니 불안하다. 내년 시장을 달리 보는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과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이 매일경제에서 만나 토론을 벌였다.

－사회＝내년에 집값이 어떻게 될 것 같나.

▶김 소장＝(집값이 하향 안정된)올해와 비슷하거나 못할 것 같다.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의 중심인 서울 강남 입주량이 2만가구가 넘는다. 강남이 안 뜨는데 지방이 뜰 수 없다.

▶김 사장＝저는 달리 생각한다. 내년 2분기면 상황이 반전될 것 같다. 시장이 1년 이상 장기침체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시장이 얼어붙은 지 거의 1년이다. 2003년 10ㆍ29대책 후 11개월 보름 정도 침체한 게 가장 길었다. 뚝섬 같은 지역에서 4000만원 이상 분양가가 나오면 촉매 구실을 할 수 있다.

▶김 소장＝내년 시장과 비교할 수 있는 모델로 세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1기 신도시 입주 이후 91~95년 장기간 집값이 안정된 모델이다. 둘째는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급락한 모델이다. 셋째는 잠깐 침체 후 집값이 크게 오른 2004년 모델이다.

(2기 신도시 입주가 예정돼)공급이 많고 금리가 오르는 지금은 91년과 비슷한 상황이다. 집값이 급락하기보다는 조금씩 빠지면서 연착륙이 예상된다.

▶김 사장＝서울시만 해도 평형 확장 수요가 80만가구나 된다. 유주택자인 이들은 청약가점제에서는 집을 분양받을 수가 없다.


김선덕 소장
이들이 지난 1년 동안 매수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내년 2분기에는 움직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주택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세금ㆍ전매제한 등 정부 규제정책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3ㆍ4월에 규제완화의 신호가 올 것 같다.

▶김 소장＝물론 (차기 정부가)규제를 풀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죽고 난 뒤 하는 규제완화는 효과가 의심된다. 부산ㆍ대구 등은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의)규제완화에도 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김 사장＝(91년 모델로 거론하는)1기 신도시 건설 때는 한꺼번에 21만가구가 공급됐고 서울시민들이 신도시로 대거 이동하면서 집값이 안정됐다. 그러나 (현재 추진중인)11개 신도시에 서울 시민이 얼마나 이주하겠는가. 광교는 40~50%, 기타 신도시는 많아야 30~40%다.

반면 서울에 계속 살아야 할 가구수가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서울에서 재건축ㆍ재개발로 나올 일반분양은 거의 없다. 강남 입주 물량이 많다지만 2만가구다. 그 정도로는 수요를 채울 수 없다. 결국 1주택자들이 평형을 넓히기 위해 매수로 움직이는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다.

▶김 소장＝(잠재수요가 많다고 해도 실제로 집을 매수하는)유효수요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집을 사려면 차익을 남길 수 있고 보유에 따른 부담을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모든 여건이 불리하다.

좋은 데로 이주하려면 큰돈을 빌려야 하므로 (시세차익에 대한) 확신이 서야 움직인다. 내년에는 그럴 요인이 없다. 금리 인상이 가장 큰 부담이다.

－사회＝내년에 집을 사야 하나, 아니면 기다려야 하나.

▶김 사장＝(시장이 반전될)2분기 전에는 구매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1주택자는 입지가 좋은 지역에서 매수를 검토해볼 만하다.

▶김 소장＝내년까지는 저가 물건을 찾을 수 있는 기회다. 급매물도 가격차이가 많으니 발품을 팔아야 한다. '사느냐, 안 사느냐'보다는 '어디를 사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처럼 추격매수는 곤란하다.

대형보다 중소형…용산보다 강남 투자 유망

－사회＝투자 유망 지역은 어디인가.

▶김 사장＝어떤 식으로든 재건축 규제는 완화될 것으로 본다. 큰 평형으로 서울 강남 진입을 원한다면 개포지구 등 안전진단이 통과된 재건축 추진 단지를 고려할 만하다.

분당은 40평(132㎡)~50평(165㎡)형대 가격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시범단지와 역세권을 중심으로 매수를 권한다. 분당 만한 입지도 없다. 송파신도시 후광지역인 거여마천지구도 괜찮다.서울 강북에서는 미아균형발전촉진구가 강북의 랜드마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김 소장＝미아는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이제는 본격적인 서해안 시대다. 인천에서 서해안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당진이다. 서울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평택이다. 서해안을 눈여겨보는 게 위험이 적다.

－사회＝버블 세븐 지역은 어떤가.

▶김 소장＝강남은 계적？계획도시다. 강남만 보면 거품이 별로 없다. 강남은 내년까지도 오랜만에 맞이하는 저가 매수 기회다. 분당은 지하철로 강남과 직접 연결됐다. 그러나 다른 곳은 거품이 끼어 있다. 집값이 더 빠져야 한다.

▶김 사장＝목동이 고평가됐다는 데는 공감한다. 강남 재건축을 막으니까 그쪽으로 수요가 옮겨간 것이다.

－사회＝용산 국제업무지구 용지가 3.3㎡당 7405만원에 팔렸다. 미래 용산이 강남과 맞먹을 수 있을까.

▶김 사장＝강남과 직접 비교는 무리다. (용산보다)여의도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56만6800㎡지만 여의도 면적은 848만㎡다. 여의도는 업무ㆍ주거 기능이 모두 들어가 있다. 또 통일주차장 용지와 공영주차장 용지 등을 활용해 국제금융센터 등을 개발한다.

▶김 소장＝용산은 일종의 섬이다. 그 지역에 밀집된 시설을 짓는다고 강남과 맞설 수는 없다. 강남은 격자형으로 개발된 신도시며 20년이 걸렸다.

－사회＝중대형과 중소형 아파트 중 어디에 투자할까.

▶김 사장＝내년까지는 중소형 인기가 더 높을 것이다. 중대형 공급 예정 물량이 많다. 신도시 주변 대형 평형은 가격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다.

▶김 소장＝가격 때문에 소형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대형이 너무 비싸졌다. 자금력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소형 아파트 선호 쪽으로 바뀌었다.

－사회＝내년 전세 시장이 불안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 소장＝강남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입주량이 부족하다. 강북과 인천이 특히 그렇다.

▶김 사장＝강북은 재개발ㆍ재건축으로 멸실 가구가 4만~5만가구로 예상된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ㆍ재개발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그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