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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0월 6일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이 잇따라 붕괴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저항선이 무너진 아파트 가격의 바닥은 어디일까. 하락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 아파트 가격 더 빠진다

=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격이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하락세가 멈출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와 봉준호 대표,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지금부터 1년 후인 내년 하반기를 하락세가 멈춰질 시점으로 꼽았다.

봉 대표는 "대출규제가 풀리고 금리가 떨어지는 시점이 하락세가 멈출 때"라며 "하락세가 멈추더라도 아파트 공급 예정물량이 많은 만큼 이전과 같은 큰 폭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은열 YEL부동산연구소장, 박합수 팀장, 이남수 팀장은 내년 상반기가 반등 시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박 팀장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하락세가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지역으로는 용인과 분당 일대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양 소장은 "하반기에 판교와 광교 등 분양이 줄줄이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용인과 분당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중소형보다 대형아파트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점쳤다. 대출규제로 인해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 일본식 장기 불황 오나

= 요즘 부동산 시장에는 '금리 인상-주택 가격 폭락-금융회사 부실화-거시경제 침체 가속-수요기반 악화' 고리가 형성돼 일본식 장기 불황이 현실화하는 게 아닌가 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 주택 가격의 100~120%까지 대출됐을 정도로 레버리지가 이뤄진 반면 우리나라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가 선행돼 일본식 장기 불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9% 후반 수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버블세븐 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대출받아 집을 장만했던 계층이 한계 상황에 봉착하면서 둑이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더기로 생겨날 때 부동산 대폭락이 가능한데 그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만 "거시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 악화 및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부동산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일본은 주택전문회사 손실이 8조엔(현재 가치로 따지면 200조엔)에 달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전세라는 고유의 제도가 완충 장치를 하기 때문에 일본식 버블 붕괴나 장기 불황은 절대 안 온다"고 단언했다.

◆ 대출규제 완화 고려해야

= 상당수 전문가들은 가격 하락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출규제 완화 등 좀 더 '강한' 정책들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은열 소장은 "DTI와 LTV 등 대출규제가 적용되는 주택 기준을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진 이사는 "대대적인 대출규제 완화는 힘들더라도 보금자리 주택 등 생애 첫 내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성수 박사는 "저가 주택을 보유한 서민층에 한해서는 대출금리 추가 인상을 막거나 거치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경옥 기자 / 심윤희 기자 / 이호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