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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판교청약 앞둔 은행권, ‘바쁘다 바빠’

[부동산뱅크 2006/03/09 - 조회:12,765]

“인터넷뱅킹 가입을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다른 업무는 손을 놓을 지경입니다” 서초구에 위치한 국민은행 모 지점 관계자는 판교 청약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혀를 내두른다. 여러모로 화제거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판교신도시, 이번엔 그 여파로 시중 은행권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최대 2백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판교 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정부는 일찌감치 인터넷청약제도를 내놓았다. 은행에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리며 예상되는 혼잡을 예방할 수 있을뿐더러 은행 창구까지 발품 팔 필요 없이 안방에서 편리하게 청약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교 청약에 도전하려면 청약접수 예정일인 3월 29일(민간분양의 경우 4월 3일) 이전까지 인터넷뱅킹 가입과 공인인증서 발급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에 따라 요즘 시중은행, 특히 청약저축을 취급하는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 농협 창구는 시장바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점별로 하루 20~30명에 불과하던 인터넷뱅킹 신규 가입자수가 이달 들어 50~60건으로 두세 배 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어느 지점이든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특히 판교 청약 대기자들이 몰려 있는 성남시 소재 은행들은 하루에 백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하루 평균 4,400여 명이던 인터넷뱅킹 가입자수가 2월에는 7,300여 명으로 한달 새 66% 가량 급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통장을 만들며 인터넷뱅킹에 가입하는 고객은 있었지만 인터넷뱅킹 가입을 위해 일부러 은행을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며 “나이 지긋하신 분들까지 자녀를 데리고 은행을 찾는 것을 보면 판교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업무를 위해 은행을 찾은 고객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모씨(25세, 여)는 “은행에 온지 벌써 한 시간이 지났다”며 “일부러 혼잡한 시간을 피해 왔는데도 대기 인원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은행 곳곳에서 인터넷뱅킹 가입과 공인인증서 발급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내친김에 직원을 붙들고 판교 청약 조건을 상담하는 진풍경도 심심치 않게 연출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직 판교 청약대란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약 1순위자 약 243만 명 중 69%인 168만 명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청약일인 3월 29일까지 남은 영업일수가 14일이라고 했을 때 인터넷뱅킹 가입과 공인인증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은행 창구 혼잡은 물론, 자칫 은행 전산 시스템의 부하 가중으로 인증서 발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우려 탓에 금융결제원을 비롯, 건교부나 대한주택공사 등 정부 관계부처에서는 분양공고일인 3월 24일 이전까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을 것을 홍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다. 일선은행 관계자는 “최근 관련 기사를 접하고 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기는 했지만 아직 판교 예비청약자 중에서도 인터넷으로만 청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사람들이 분양공고일 이후 한꺼번에 몰리면 은행 서버가 멈춰버리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업무 과중이나 시스템 부하와는 별개로 은행권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인터넷뱅킹 이용자 확대를 꾀하겠다는 계산이다. 창구 고객을 인터넷뱅킹으로 유도하면 입출금 등 단순업무를 줄여 창구 혼잡도가 감소할뿐더러 남는 인력을 활용해 상품 판매에 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아닌 인터넷뱅킹 가입 붐이 1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판교 청약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인터넷뱅킹에 가입하긴 했지만 인터넷은커녕 컴퓨터와 친숙하지 않은 세대가 많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이용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다.



한편, 판교청약 예정자들은 청약통장 가입은행에서 인터넷뱅킹에 가입하고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인터넷뱅킹 가입을 위해서는 본인이 신분증을 지참하고 직접 해당은행을 방문해야 하며, 이후 해당 은행 홈페이지에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사용하면 된다. 이미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고 있더라도, 청약통장 가입은행과 인터넷뱅킹 가입은행이 다 르다면 해당 은행으로 재가입을 해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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