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 성남 모란역상권
[부동산뱅크 2006/06/16 - 조회:8,932]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5일장은?’ 으레 시골 장터를 떠올리기 쉽지만 서울 도심과 지척인 지하철 8호선•분당선 모란역 인근에서 전국 최대규모의 5일장을 만나볼 수 있다. 구수한 인정이 묻어나는 재래시장과 전형적인 역세권 먹거리 상권이 공존하는 곳. 성남 모란역 상권을 둘러보았다.
전국 최대규모 5일장
모란역상권, 성남 대표상권 부상
“아줌마, 이 생선 좀 보고 가요. 이렇게 물 좋은 거 딴 데서는 못 사” 끝자리가 4와 9인 4일, 9일, 14일, 19일, 24일, 29일마다 장이 서는 성남 모란 5일장.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다’는 5일장의 묘미를 이보다 잘 살린 데가 있을까 싶게 주력상품이라는 개, 닭, 오리 등의 가축부터 굼벵이, 지네, 인삼 등 약재, 해산물, 채소까지 1,500여 명의 장사꾼들이 열과 행을 맞춰 늘어서 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수도권 명물시장으로 자리잡은 모란 5일장이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60년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재향군인회 개척단이 생필품 조달과 생활여건 조성을 위해 현 모란예식장 주변에 버려진 땅을 일궈 시장을 형성했다는 것. 지난 1973년 성남시가 탄생한 후 이듬해에 시장 폐지 공고가 있었으나 성남시외버스터미널과 상설 모란시장, 성남대로변으로 자리를 옮겨 장이 서다가 지난 1990년 하천 복개 공사로 현재 위치에 자리를 잡게 됐다.
지하철 8호선•분당선 환승역인 모란역 5번 출구에서 바로 연결되는 이 곳은 장이 들어서는 날이면 지하철 통로까지 북적거릴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장이 서는 날에는 상인과 방문객 등 유동인구가 하루 5만 여명으로 늘어난다”고 전했다. 지하철 외에도 뛰어난 대중교통 여건이 이들 유동인구의 접근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및 서울과 직접 연결이 되고, 모란역 인근에서 서울 잠실과 삼성동, 양재동, 영등포, 구의동, 경기도 광주 등지를 연결하는 버스 노선만해도 수십여 개에 이른다.
한편 인구 유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모란 5일장과 대중교통 여건 덕에 모란역 주변으로는 유흥•숙박업소와 먹거리 상권도 폭넓게 발달해 있다. 지하철 8호선 개통과 함께 세를 불리기 시작한 모란역 상권은 한때 성남 최대 상권이었던 성남시청상권을 제치고 성남 대표 상권으로 거듭나게 됐다.
이처럼 모란역 상권의 다양한 모습만큼이나 이곳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낮 시간대에는 모란시장을 찾는 사람들을 포함해 20~30대 주부들이 주로 분포하며 6시 이후에는 성남시 일대 청소년들이 주로 찾는다. 밤 이후로는 인근 직장인과 먹자거리를 찾는 중장년층 직장인들이 주를 이룬다.
모란장 “새식구는 안 받아요”
D구역 먹자골목, '북적북적'
모란 5일장(A구역)의 유명세를 높이는 데는 뭐니뭐니해도 개고기를 비롯해 오리, 고양이, 닭 등 가축시장의 역할이 컸다. 그 공로를 인정받기라도 한 듯, 가장 목이 좋은 모란장 북측에 가축을 취급하는 상설점포들이 100미터 가량 일렬로 늘어서 있다. 점포마다 도축에서 약탕기에 달여 진공포장까지 되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장 사이 골목으로는 보신탕집, 장어구이 등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이밖에 화훼나 가금류 등을 취급하는 곳부터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는 싱싱한 활어, 서울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황소개구리, 지네 등을 취급하는 점포까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장터에서 바로 공수해온 싱싱한 재료들로 칼국수, 파전, 꼬치구이 등을 요리해주는 먹거리 장터도 빼놓을 수 없는 코너다.
모란 5일장의 경우 현재의 자리로 장터를 옮길 당시에 상인들과 성남지역 노점상들을 대상으로 성남시에서 추첨해 자리를 배정한 이후 지금까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다른 시장과 달리 매매나 임대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새로 장사를 시작하는 것은 힘들다. 건강원 등 상설로 운영되는 점포 역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점포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성남대로를 사이에 두고 모란 5일장과 마주보고 있는 대로변(B구역)은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유동인구가 넘쳐난다. 이곳에는 메가시네마,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과 복합쇼핑몰인 니즈몰, 아웃백 등 덩치 큰 점포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으나 아직 브랜드 매장이 많지 않아 상권이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 곳은 1층 15평짜리 점포의 경우 권리금이 1억 2,000만 원, 보증금 7,500만 원, 월세는 150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모란역 12번 출구에서 중앙로를 따라 500m가량 이어지는 대로변(C구역)에는 숙박업소와 고급 술집, 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다.
모란 5일장과 함께 모란역 상권 대표작 중 하나가 중앙로 이면도로(D구역)에 분포하고 있는 먹거리 상권. 주로 중장년층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는 이곳은 주점과 노래방, 삼겹살, 닭갈비, 활어 등을 취급하는 음식점이 혼재돼 있다. 대로변 이면으로 하나씩 자리잡기 시작한 이 곳은 더블 역세권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점차 세를 불려, 현재는 주택가로 그 범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15평짜리 점포가 권리금 4,000만~5,000만 원, 보증금 2,500만 원, 월세는 80만 원 수준이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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