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2008/12/03 - 조회:16,620]
최근 지분형 임대주택과 10년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둘 모두 서민들이 10년 간 저렴한 임대료를 내며 살 수 있는데다 임대기간이 끝난 후엔 저렴한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임대아파트의 경우 분양 받는 방법과 임대료 산정 방법 등이 달라 임대아파트로 입성하려는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부동산뱅크에서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와 지분형 임대아파트의 차이점에 대해 비교해 봤다.
입주 10년 후 내 집 마련 공통점
9.19대책 때 발표된 지분형 임대주택과 2006년 판교신도시부터 공급된 10년 공공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및 내 집 마련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10년 공공임대의 경우 10년 동안 임대료와 보증금을 지불하고 살다가 10년 후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분양을 받는다. 반면, 지분형 임대주택은 할부 방식을 도입해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입하게 된다.
우선 두 임대주택의 공통점은 청약조건에 있다.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고, 주민등록등본 상 세대원 전원이 입주자모집공고일부터 입주 시까지 무주택자여야만 한다.
이 때, 전용면적 40㎡ 초과 주택의 경우 ▲ 5년 이상 무주택세대주면서 60회 이상 납입한 사람 중 저축 총액이 많은 자 ▲ 3년 이상 무주택세대주면서 저축총액이 많은 자 ▲ 저축총액이 많은 자 ▲ 납입회수가 많은 자 ▲ 부양가족이 많은 자 ▲ 해당 주택건설지역 내 장기 거주한 자 중 요건을 가장 많이 만족시키는 사람이 최우선 자격을 얻는다. 또 전용면적 40㎡ 이하는 위와 동일한 조건에서 저축총액이 아닌 납입회수가 많은 자로 당첨의 판도를 결정한다.
초기자본금 10년 공공임대 적게 들어
지분형 임대주택과 10년 공공임대주택은 지분 매입 과정과 분양가 산정 기준이 다르다. 지분형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인은 초기자본금으로 최초주택가격의 30%가 필요한데 이 중 계약 체결 시 10%, 2~3년의 건축기간 동안 10%, 입주 시 10%로 분납하게 된다. 또 입주 후 4년마다(4년, 8년) 지분의 20%를 추가 매입하고, 입주 후 10년이 됐을 때는 나머지 지분의 30%를 매입해야 한다.
입주 4년, 8년이 지난 시점의 지분가격은 당시 주택의 감정평가액이나 최초 주택가격에 지분 보유기간 동안의 이자(가격책정 당시의 정기예금금리 수준 적용)를 반영한 금액 중 낮은 가격으로 결정한다. 입주 후 10년 뒤 30% 지분의 가격은 감정평가금액으로 책정하는데,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주변 같은 면적 아파트의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10년 공공임대는 통상적으로 지분형 임대에 비해 초기자본금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주변 전셋값의 70% 선에서 보증금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주 10년 후 분양전환을 받을 때는 분양 당시 주택의 감정평가금액에서 보증금을 제외한 금액을 정해진 기간 내(한 달~두 달)에 지불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이에 목돈 마련이 힘든 저소득층의 경우 지분형 주택보다 주택 매입 비용 부담이 더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10년 간 임대비용 지분형 임대가 61% 높아
임대료 산정 기준도 다르다. 지분형 임대주택은 정기예금 평균 이자율(현재 연 5.5%)을 주택의 가치상승분으로 본다. 또 임대료는 매입해야 할 지분과 그 지분에 대한 이자율(연 5.2%)을 곱해 계산된다. 즉 입주 시에는 주택가격의 70%에 대한 이자, 입주 4년 뒤에는 주택가격의 50%에 대한 이자, 입주 8년 뒤에는 주택가격의 30%에 대한 이자를 임대료로 내게 된다.
반면, 10년 공공임대는 입주 초기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하게 보증금과 임대료가 정해지면 2년에 한 번씩 관련법에 따라 5% 이내에서 인상된다. 주택공사에 따르면 10년 임대의 임대료 상승률은 평균 1% 정도다.
실제, 이를 토대로 부동산뱅크가 판교신도시 내 공급된 10년 공공임대주택을 지분형 임대주택으로 변환해본 결과 지분형 임대주택의 임대비용 부담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형 임대의 경우 입주 1년 차 임대료는 매입해야 할 지분 70%에 5.2%의 정기예금 금리를 곱한 연 837만 원인데 반해 10년 공공임대의 경우 주변 시세의 80% 수준인 연 473만 원 선이다.
입주 5년 차 임대료 역시 지분형 임대가 연 259만 원가량 비쌌다. 10년 공공임대의 경우 2년마다 평균 1%의 임대료가 상승해 초기 임대료보다 8만 원이 비싼 연 481만 원이 책정됐다. 지분형 임대는 연 5.5%로 주택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입주 4년 뒤 집값은 2억 8,491만 원으로 올랐고, 남은 지분율 50%와 이자를 적용해 연 740만 원의 임대료가 계산됐다.
이렇듯 지분형 임대의 임대료 부담이 높은 것은 10년 공공임대 보증금 및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80~90% 선에서 책정, 1%(매 2년)의 상승률을 보이는 것과 달리 지분형은 매년 상승하는 집값의 일정 부분에 대한 이자를 일률적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0년 공공임대는 10년 동안 총 4,814만 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반면 지분형 임대는 7,764만 원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지분형 임대주택이 10년 동안 2,950만 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돼 10년 뒤 집값이 상승한다는 가정하에서는 지분형 임대가 10년 공공임대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예컨대 판교신도시와 맞붙어 있는 이매동 한성 69㎡의 경우 1998년 1억 2,750만 원이던 집값이 2008년 3억 8,000만 원까지 뛰어 19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분형 임대의 경우 집값이 저렴할 당시 70%의 지분 매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총 매입부담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10년 공공임대는 10년 동안 상승한 가격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은 채 소유권을 얻게 된다.
계약 해지 자유롭지만 환급 비용 따져봐야
지분형 임대주택과 10년 공공임대주택은 자유로운 계약해지가 가능하다. 계약 해지를 한 임대인은 들어간 자금을 돌려받게 되는데 10년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입주 초기 지불한 임대 보증금을 보상받게 된다. 지분형 임대주택은 5년 거주를 기준으로 5년 미만 거주자에게는 지분 매입 가격에 계약 해지까지의 은행 이자를 반영한 가격 또는 계약 해지 당시의 감정평가액 중 적은 금액을 돌려준다. 5년 이상 거주자는 두 금액을 산술평균 한 금액으로 보상받는다.
이에 지분형의 경우 계약 해지 시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 만약 거주 5년이 안된 입주자가 계약을 해지한다면 보상기준이 되는 금액 중 적은 비용을 돌려받게 되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따라 감정평가액이 현저히 낮을 경우 자신이 지불한 지분가격도 돌려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감정평가액이 높게 평가된다면 기본적으로 보증금만 돌려받는 10년 공공임대와 달리 투자금액에 대한 최소한의 기회비용(이자)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지분형 임대는 매매가 불가능한데 반해 10년 공공임대의 경우 근무상 거주이전ㆍ질병ㆍ국외 이주 등의 특별한 사유에 한해 매도가 가능하다. 만약 사유 없이 매도한 사실이 적발된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게 되며, 계약은 자동 해지된다.
부동산뱅크 김경진 기자 myoversun@neo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