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강북-8·31 앞둔 시장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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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뱅크 2005/08/29 - 조회:22,394]

부동산 대책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강남 주택 시장을 겨냥해 강도 높은 규제책을 마련하는 것과 달리 강북은 광역 개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등 주택 시장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강북 지역 거주자들은 정부 대책 방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8월 대책에 대한 강북 주택 시장 반응을 살펴본다.

뉴타운 재개발 중심 호재

거래 활발, 매매가 상승

부동산 대책 발표로 주택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재개발 구역이 몰려 있는 강북 뉴타운 일대는 비수기 인데도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은평뉴타운 일대는 사업이 보상단계에 이르자 인근 주택 가격 오름세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은평구 불광동 서울공인 최규영 대표는 “비수기라 평소라면 거래가 없을 때이지만 뉴타운 개발로 찾는 사람이 늘면서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일대뿐만 아니라 은평구 주택 가격이 전체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로 강북 일대는 개발호재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역시 복합도시 호재를 타고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지역. 부동산 거래가 멈춘 비수기에도 매매가는 강•보합세를 띄고 있다. 매매가와 함께 전세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상계동 주공공인 조정래 대표는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찾는 수요가 늘어 전세가가 오름세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상계동 일대 주택 가격 상승은 8월 대책과는 관계없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미 8월 대책 윤곽이 잡히기 전인 지난 6월부터 복합도시 개발 추진으로 일대 주택 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며 “그 증거로 8월 대책 일환인 기반시설부담금제에 대해서는 재개발지분 투자자들의 우려나 문의가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 일대 중개업자들은 최근 세금폭탄으로 불리고 있는 양도세 중과, 종부세 부과 방침은 이 지역에 해당사항 없는 얘기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상계동 내 1가구 다주택자들은 대부분 소형평형 소유자들이 많은 편이라 크게 우려하지 않는 다는 것. 중형 아파트 역시 투자보다는 실거주 수요가 많아 이 지역에 8월 대책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서대문구 홍제동은 전세 수요나 전세가의 움직임은 거의 없으나 재개발 사업의 호재로 주택 매매가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해 안에 홍제동 156, 157번지 일대 구역 지정이 될 것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개발 지구에 대해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을 예고 하고 있으나 이 일대 투자자들은 개발이익환수에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홍제동 부동산뱅크 전봉식 소장은 “재개발 지분 수요자들의 2명 중 1명은 기반시설부담금제에 대해 문의하지만 이 제도 때문에 매수를 중단하거나 포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세제 개편에 대해서도 그다지 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일대는 투자자보다는 실거주자들이 많은 편. 1가구 1주택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해 양도세 중과 등 해당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 양도세 중과 등에 따른 동요는 보이지 않고 있다.

소형 주택 팔자 움직임 없어

세금 중과 우려하나 일단 관망

그러나 강북구 미아동은 다주택자들이 급매로 매물을 내놓는 현상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인근 21세기공인 신원균 대표는 “가격이 낮은 단독, 다세대 주택보다 중대형 아파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반응은 종부세 대상에 해당되는 기준시가 6억 원 이상 주택은 별로 없으나 양도세 중과를 우려한 주택 소유자들의 대처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책 등의 영향으로 매매가는 보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가는 강세를 보여 30평형대 아파트 전세가가 3달 새 1,000만 원 가량 상승했다. 신 대표는 “계절적인 요인도 있으나 대책 등의 영향으로 매매 수요는 줄고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편”이라며 “실거주면에서 좋은 지역이라 찾는 사람은 늘고 있으나 매물이 없어 전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과 가까운 성동구 옥수동 일대는 아직 대책에 대해 이렇다 할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일대 1가구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보유세 등 세금 중과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는 눈치다. 일단 세금이 중과돼도 보유하는 편이 손해가 적다는 생각 때문이다. 오히려 이번 대책으로 양도세 중과대상에 추가될 2주택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옥수동 대교공인 이은희 대표는 “1가구 2주택자들을 중심으로 세제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으나 양도세 부담 때문에 실제 주택을 내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직 대책이 뚜렷하게 나오 지 않은 상태에서 서두를 필요 없이 시간을 두고 대처해도 늦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렇듯 세제 대책에 대해 지역마다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김진표 교육부 총리가 가능성을 열어둔 서울 시내 학군 광역화 방침은 일관적으로 강북 거주자들에게 그다지 호소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강남•북 간 교육 수준 차를 줄이고 이를 통해 주택 시장을 안정화 시키겠다는 의도가 얼마나 통하겠냐는 반응이다.

성동구 성수동 한 중개업자는 “강남 사교육이 강남 학군을 명문으로 만든 것”이라며 “지금도 강북에서 강남으로 학원 다니는 학생도 허다하다”며 “강북지역의 교육 환경 개선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옥수동 인근 중개업자는 “학군 광역화에 대해 주민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해 학군 광역화로 인한 큰 동요가 없다는 것을 뒷받침해 줬다.

전반적으로 강북 부동산 시장은 이번 대책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는 눈치다. 홍제동 부동산뱅크 전봉식 소장은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과 강북을 같은 시각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강남이 반응하는 속도나 강도 면에서 강북은 그 5분의 1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아동 21세기공인 신원균 대표는 “이번 대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부동산시장을 세금 정책으로 조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