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역사 투자할만한가?
[부동산뱅크 2005/05/12 - 조회:16,872]
새 민자역사(驛舍)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역세권 특수에 따른 기대심리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반 투자자들의 임대분양 사례가 많지 않아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이미 분양된 민자역사를 중심으로 투자 수익성과 유의점을 살펴보고 민자역사의 투자가치를 검증해 보자.
민자역사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개발되는 민자역사는 교통뿐만 아니라 대형 쇼핑몰과 복합 상영관 등 대규모 편의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고정적인 유동인구의 확보는 물론 타상권의 인구 유입도 기대할 만하다. 게다가 공기관이 유치하는 투자기회로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용산민자역사 개관, 속내는 어떨까
안정성과 투자가치까지 확보했다면 투자수익 전망은 맑을까? 최근 들어 가장 활발한 분양이 이루어졌던 용산민자역사. 지난 2002년 입찰 시행 당시, 일반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다. 민자역사로는 이례적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대규모였고 전자상가 특화 단지라는 입지 여건이 투자의 안정성을 더했기 때문이다.
전자상가 일반분양 당시, 분양가는 전용면적 4.5평 기준해 8,000만~9,000만 원선으로 100% 분양을 완료했다. 그 후 프리미엄이 꾸준히 올라 현재 프리미엄만 3000만~2억 원까지 형성돼 있다. 전자상가 3층에는 프리미엄이 2억 5,000만 원까지 오른 매물도 등장했다. 역사 구조상 1층과 다름이 없어 상권이 좋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4.5평, 분양가 7,000만 원선인 전자상가 7층 점포는 1억 5,000만 원에 전대되고 있다. 단기매매 투자자들은 큰 수확을 거둔 편이다.
분양중인 역사 비교
연간 수익성을 살펴보면 10년 간 1억 5,000만 원에 임대한 8평 여성의류 매장은 선세가 연간 2,000만 원 정도다. 1억 5,000만 원을 연간 1,500만 원씩 10년 동안 분할 투자한 것으로 본다면 순수익은 1년에 500만 원 정도 되는 셈이다. 무려 33%의 수익률이다. 이는 시중 금리보다 약 8배 가량 높다.
민자역사 분양관계자는 “역사 임대분양은 등기 분양과는 달리 영구 임대 방식이기 때문에 세금 면에 있어서 전대・전매 시 취・등록세나 양도소득세가 없어 수익 구조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짧게는 10년, 길게는 60년까지 임대계약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환금성이 낮다. 자칫 잘못하면 장기간 거액을 묻어 둘 수도 있다. 입지조건을 잘 따져보지 않으면 임대수익은 물론 원금 보장도 기대할 수 없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받은 사람 대부분이 투자자들이어서 100% 분양이 완료된 전자 상가의 경우도 실제 입점한 곳은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권이 형성되는데 1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점포의 위치를 신중히 고려해 임대 여부를 결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새 민자역사의 경우 상권 형성에 시간이 걸리므로 수익성 여부를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큰 곳은 영등포역사
그렇다면 현재 가장 안정된 수익률을 보장하는 역사는 어디일까? 영등포역사는 개관 이래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민자역사다. 개관이래 민자역사로서 독보적 입지를 굳혀 왔다. 수원, 용산역 등 대형 민자역사들이 없던 2002년 당시 전체 역사 수익률의 96%를 영등포역사가 차지했을 정도.
영등포역사는 개관 당시부터 일반분양 없이 롯데백화점이 역사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시작된 상권은 지하상가를 통해 영등포시장 로터리까지 이어진다. 지하상가는 금융기관과 신세계, 경방필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과 쇼핑센터로 이뤄져 있다.
영등포역을 이용하는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70만여 명. 그 중 70% 이상이 20대 여성과 30~40대 주부들이다. 최근 영등포역사에 롯데시네마가 들어서면서 10대 인구까지 흡수하고 있다.
주변지역과의 연계성도 좋다. 서울과 수도권을 운행하는 버스노선이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밤늦게까지 운행하는 심야좌석 버스도 있다.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는다.
유동인구, 관리능력, 분양방식 꼼꼼히 챙겨야
영등포역사의 성공으로 미뤄볼 때, 민자역사의 상권 유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유동인구 확보가 필수적이다. 대형 백화점이나 극장이 있어야 기본적인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상권이 탄탄한 곳에서는 민자역사의 상권 활성화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분양 받기 전, 기존 상권과 부대시설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입지조건만이 역사 상권을 결정짓는 요인은 아니다. 영등포역사와 가장 대조되는 동인천 역사의 예를 들어보자. 서울역 이후 2번째로 개관한 동인천 역사는 지역 상인들의 출자로 동인천 백화점을 세웠다. 그러나 ‘동인천’이라는 상권을 특화시키지 못해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00년 도산했다. 그 후, 부평역 상권에 자리를 내준 뒤 아직까지 침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세권 특수를 확보했더라도 주기적인 관리와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 타 상권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운영 관리 법인이 있는 테마형 상가나 통합 마케팅 관리를 갖춘 출자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투자하려는 역사의 출자회사를 알아볼 때,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분양방식이다. 출자회사가 역사마다 다르므로 분양방식 또한 차이가 난다.
현재 분양중인 신촌 역사는 일반분양 후 계약자들 간 공개 추첨을 통해 매장의 위치를 지정한다. 따라서 층별로 분양가의 차이가 있지만, 같은 층이라면 점포의 1구좌(전용면적 1.3평) 당 임대분양가는 모두 동일하다.
왕십리 역사는 신촌 역사와 달리 층별, 업종별, 동선에 따라 분양가가 다르다. 동, 호수별로 투자자가 원하는 점포를 지정, 분양받을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가깝거나 층수가 낮을수록 투자가치가 크므로 분양가는 당연히 높다.
같은 역사 내 있더라도 업종에 따라 분양 방식이 다른 경우도 있다.
용산 역사 내 특화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전자상가는 주주와 조합 몫을 제외한 나머지 분량을 일반 투자자에게 분양했다. 반면 식당, 패션 등 쇼핑센터는 경쟁 입찰제로 분양했다. 상대적으로 일반분양보다 경쟁 입찰 분양가가 높다. 따라서 주변 상가 시세보다 20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입찰 받아야 손해 보지 않는다.
분양 후, 전대 등 2차 계약부터는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유동인구와 접근성이 큰 점포일수록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므로 투자가치가 있다면 일찍 분양받는 것이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영구 임대 분양은 전매 또는 전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역시 출자회사마다 방침이 제각각이다. 전대가 가능한 곳과 그렇지 않은 역사를 먼저 알아보고 투자해야 한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권리포기 또는 재계약이 이뤄진다. 재계약은 연간 임대료의 5%가 넘지 않는 선에서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한 민자역사 분양관계자는 “계약기간 만료 시 재계약을 원치 않을 경우, 원금 반환은 물론, 분양 당시 기준 시세차익까지 계산해 반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978년 1,200만 원의 분양가로 임대했던 반포 지하상가의 경우, 20년 후인 1998년 시가로 환산해 3억 2,000만 원을 보상해 줬다”고 근거를 들었다. 이에 대해 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분양관계자의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는 나중에 크게 손해 볼 수 있다”며 “분양관계자의 말을 전적으로 믿지 말고, 계약 내용과 원금 반환에 관해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자역사 분양 현황
부동산뱅크 취재팀
< Copyright ⓒ 부동산뱅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