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 마장동 축산물상권
[부동산뱅크 2006/06/03 - 조회:7,754]
신선한 고기를 찾아 모여드는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북적 이는 곳. 비린내와 지저분한 분위기로 대표되던 이미지를 벗고 값싸고 신선한 축산물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고 있는 마장동 축산물상권을 살펴보았다.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는 잊어주세요”
‘마장동표’ 값싸고 신선한 육류 넘쳐나
2만 5,000여 평의 부지에 4,100여 개의 점포, 종사자수만 해도 1만 2,000여 명에 육박하는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육류유통전문시장을 자랑하는 곳이다. 하지만 원래 이 곳은 도축장이 있던 곳으로 유명한 곳. 지난 1960년대 초반 종로구 숭인동 도축시장이 현재는 마장초•중교가 세워진 곳에 자리잡으면서 본격적인 마장동 우시장 시대를 열었다. 당시 이곳에서는 하루 최대 소 250마리, 돼지 2,000여 마리를 도축할 정도로 서울•경기 지역 축산물 공급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지난 1998년 도시 개발로 일대에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들어서면서 마장동 도축장의 역사는 막을 내렸지만 도축장을 중심으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던 축산물시장은 이후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육류 부산물을 세척•가공하는 와중에 발생하는 특유의 비린내와 지저분한 분위기로 사람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면서 여느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마장동 우시장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여기에 2003년 광우병 파동까지 몰아 닥치면서 엎친 데 덮친 상황을 맞게 되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우시장은 현금이 거래되는 곳이어서 어느 곳보다 알짜상권이었다”며 “그러나 사람들이 위생적인 포장육을 판매하는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고 광우병 파동까지 겪으면서 이곳도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고 전했다.
이때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시장 현대화 작업. 지난 2002년 10월 재래시장 환경개선 사업 대상으로 지정된 후 약 6개월 간의 공사를 거쳐 마장동 축산물 시장은 현대식 시장으로 재탄생했다. 가장 큰 변화는 위생적인 환경과 밝아진 분위기. 571m의 중앙통로를 따라 천막지붕을 설치하고, 가게마다 고기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진열장을 마련했다. 마장축산물시장 조합 관계자는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거친 뒤에는 이곳을 외면했던 젊은 소비층도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지하철 5호선 마장역과 2•5호선 왕십리역, 2호선 신답역 등 대중교통여건이 뛰어나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 보니 오토바이나 차량을 이용하여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 상인은 “새벽 1시부터 5시까지는 전국에서 신선한 축산물이 이곳으로 배송되고 오전시간까지는 전문 식당가에서 고기를 사러 온 사람들과 배달하는 오토바이로 시장이 발디딜 틈이 없다”고 전했다. 이렇게 한 차례 북새통을 치르고 나면 오후 시간은 저렴한 가격에 육류나 부산물을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 시장 곳곳을 메운다.
‘알짜 매물’ 구경도 힘들어
다리품 팔만한 맛집 곳곳에
한우와 호주, 미국, 네덜란드 등지에서 들여온 수입육, 돼지고기, 육류 부산물 등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 이 중에서도 A급 입지로 꼽히는 곳은 북문에서 남문으로 이어지는 메인통로변과 메인통로에서 국민은행으로 이어지는 곳(A구역)이다. 고기를 한 가득 싣고 오가는 오토바이와 차량들로 발걸음을 떼기 힘든 이 곳은 2~3평 규모의 소형 점포의 권리금이 8,000~9,000만 원, 보증금이 1,000~2000만 원, 월세는 150~200만 원 수준이다.
이면골목에 들어서 있는 점포(B구역)는 15평짜리를 기준으로 권리금 4,000~5,000만 원, 보증금2,000~3,000만 원, 월세는 80~90만 원 정도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장사가 잘 된다는 곳은 알음알음으로 거래가 이뤄져 정확한 시세를 알 길이 없다”며 “부동산까지 점포가 나오는 경우는 입지가 떨어지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한편 축산물시장 북문 오른편으로는 생고기와 제비추리, 치맛살 등 특수부위, 소 내장 등을 주로 취급하는 먹자골목(C구역) 20여 개가 들어서 있다. 우시장이 번성했을 때 자연스레 형성된 이 곳은 맛집을 찾아 먼 길을 마다 않고 오는 사람들로 성황 을 이루고 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빈 점포가 6~7곳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밤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며 “축산물시장에서 그날그날 공수해오는 신선한 육류가 이들 음식점의 최대 장점”이라고 전했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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