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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분석] 중앙대 대학가 상권

[부동산뱅크 2006/01/27 - 조회:14,195]

‘객단가를 낮춰라’

중앙대 상권에 특명이 떨어졌다. 중앙대 상권은 중앙대 학생, 흑석동 주민, 병원 방문객이라는 전혀 다른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3개의 구역이 정확하게 분리돼 있다. 하지만 ‘질’보다는 ‘양 ·가격’을 승부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채 각각의 구역은 어색한 동거를 하고 있는 중이다.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구역이 모여 이뤄진 중앙대 상권을 분석한다.



외부 인구 유입 없는 ‘섬’ 상권

성수기·비성수기 매출 뚜렷이 엇갈려



흔히 대학가라 하면 ‘불황도 피해가는 상권’, ‘사시사철 수요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상권’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신촌, 대학로, 건대 등 일부 유명 상권을 제외하고는 학기 중과 방학에 들어갔을 때의 분위기가 180° 달라지게 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들 상권의 특성상 방학에 들어갈 경우 인구가 대폭 감소하는 탓이다.



특히 중앙대 앞은 어느 대학가보다도 학기와 방학 간 격차가 심한 상권이다. 마을버스 2개, 지선버스 3개, 간선버스 1개 등 총 6대의 버스밖에 없는데다 노선도 인접지역 위주로 이뤄져 있어 학생 외 외부인구 유입이 힘들기 때문이다. 가까운 지하철역이 없다는 것도 수요자의 발길을 끌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 현재 7호선 상도역을 이용해 중앙대를 갈 수 있지만 경사가 심해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러한 속사정에 중앙대 앞 상권은 오로지 중앙대 학생들만을 위한 상권이 되고 말았다. 이에 3~6월, 9~12월까지 8개월은 매출이 일어나지만 1~2월, 7~8월 4달 간은 손님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8개월 벌어 12달을 먹고 살아야 하는 셈이다.



때문에 중앙대 앞 상권은 화려한 대학가 이미지보다는 상가 몇 개 모여있는 낙후된 지역 상권의 이미지가 강하다. 외부인구 유입이 전혀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상권은 더 이상 자라지 못한 채 간간이 주인만 바뀔 뿐 분위기를 쇄신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인 것.



그럼에도 중앙대 상권이 주목 받는 이유는 충분한 ‘가능성’ 덕분이다. 지난 2004년 11월 개원한 중대병원은 환자 및 보호자 등의 유동인구를 대폭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08년 개통 예정인 9호선은 7호선 상도역과 달리 평지로 이어져 노량진, 강남 등의 인구를 유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부인구를 모을 수 없는 구조는 반대로 내부인구를 빠져나갈 수 없게 하는 호재로도 작용한다. 사랑방부동산 김재홍 대표는 “흑석동은 규모에 비해 인구가 많은 편으로 주택들이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한 탓에 비교적 평지인 중앙대 상권으로 모두 내려와 인구 집중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에 무게 두고 권리금 높아

상가 양극화 따라 임대료도 양극화



높은 가능성에 임대료는 올라가는 추세지만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직은 무리다. 특히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대길 상권(A)의 경우 가격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A구역에 위치한 점포들은 토스트, 샌드위치, 분식집 등 가격이 낮은 업종이 대부분이다. 대학가인만큼 일반음식점 및 호프집 등의 비율도 높은 편이지만 이마저도 싼 메뉴로 이뤄져 있다. 비록 8개월 장사지만 학기 중에는 매출이 꽤 짭짤해 잘 나가는 곳은 7평 점포가 권리금 1억 원에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90만 원 선이다. 하지만 실제 거래되는 곳의 권리금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중앙대병원이 들어선 이후 뜨기 시작한 곳은 B구역이다. 병원 바로 앞에 위치한 삼각형 모양 부지에 들어선 상권은 대부분 약국·의원과 먹거리 업종. 중대 학생, 병원 내방객, 지역 주민 모두를 아우르는 곳으로 유동인구도 가장 많고 장사도 잘 되는 구역이다. 중앙대 상권 권리금을 대폭 끌어올린 장본인으로 평가되며 약국 외 일반 상가 권리금이 10평 기준 1억 원 선이다. 임대료는 3,000만 원에 100만 원 선.



반면 C구역은 흑석동 주민만을 위한 시장 상권이다. 생활밀착형 업종들이 대부분으로 흑석시장을 비롯해 옷가게, 학원, 병원, 마트 등이 들어서 있다. A구역 중앙대 학생들이 C구역이 오지 않듯이 이 구역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A구역으로 가는 법이 없다. 언제나 찾는 사람이 많은 구역으로 권리금 7,000만 원, 보증금 3,000만 원, 월임대료는 100만 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S공인 관계자는 “중앙대 상권은 수요층이 한정돼 있는데다 대부분 가격에 민감해 단가가 높은 상가는 거의 장사가 안 된다”며 “싸더라도 질이 좋은 곳으로만 수요자가 몰리는 등 상권의 양극화가 심하기 때문에 함부로 비싼 가격을 주고 들어와서는 손해만 보고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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